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이적 분쟁이었다. 경남은 승산없는 싸움이었다. FC서울이 열쇠를 쥐었다. 한 발 양보했다. 평행선을 긋던 분쟁은 '김주영↔이재안+현금'으로 타결됐다.
김주영은 서울에 둥지를 틀었다. 앙금은 여전했다. 서울이 12일 경남 원정길에 올랐다. 올시즌 첫 격돌이었다.
경남은 경기 전 대형스크린을 통해 자체 제작한 '김주영 동영상'을 두 차례 방영하며 자극했다. 추억을 잊지 말고 자신이 바라는 꿈을 이루길 바란다는 내용이었으나 속은 달랐다. 감정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배경음악이 노골적이었다. 지나의 '꺼져줄게 잘 살아'였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김주영을 선발로 내세웠다. '경남의 김주영은 죽었다'라는 플래카드가 등장했다. 경남 시절 유니폼을 던졌다. 검은색 천을 두른 관을 들어올리는 퍼포먼스까지 이어졌다. 김주영이 볼을 잡으면 야유가 터졌다.
다행히 그라운드는 흔들리지 않았다. 김주영은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이 극적인 승부를 연출했다. 경기 종료 직전 터진 데얀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승리했다.
4경기 연속 무승의 늪(1무3패)에 빠진 경남은 반전을 위해 강하게 압박했다. 서울은 전반 데얀과 몰리나가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경남은 후반 승부수를 던졌다. 조르단, 윤일록, 까이끼 등을 앞세워 파상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골문 앞에서 둔탁한 플레이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경기 시간은 90분에서 멈췄다. 인저리 타임 3분이 주어졌다. 후반 46분 경남의 빗장이 풀렸다. 몰리나가 코너킥으로 크로스한 볼을 데얀이 헤딩으로 응수, 골망을 흔들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테크니컬 에어리어(경기 중에 감독이 팀을 지휘하는 벤치 앞 지역)를 박차고 나와 사이드라인을 질주, 데얀과 골세리머니를 함께 했다. 3연승을 달린 서울은 승점 25점(7승4무1패)을 기록했다. 13일 경기 결과를 떠나 이날 40여일 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김주영도 소리없이 환호했다. 절제의 미가 빛났다. 그는 경남 팬들의 반응에 대해 "예상했던 부분이다. 야유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다만 팀으로도 개인으로도 중요한 경기여서 꼭 이기고 싶었다"며 "한번 동요되기 시작하면 경기 전체를 그르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말을 들었다. 죽기 살기로 하려고 했다. 집중을 하다 보니 다른 부분은 신경 쓰지 않았다"고 했다.
최 감독은 '김주영 더비'에서 웃었다. 팀은 더 단단해졌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지금은 순위표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 방심하고 집념을 포기하는 순간 미끄러진다. 축구는 90분이 끝날 때까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끈기 있는 팀으로 만들 것이다." 서울의 5월은 화사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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