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K-리그로 복귀할 것이다. 그 때 제주로 돌아갔으면 좋겠고, K-리그에 큰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
이쯤이면 'K-리그 출신 유럽파'의 좋은 예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임대 전설'을 완성한 구자철(23·볼프스부르크) 얘기다. 구자철은 평소에도 K-리그에 대한 무한애정을 보였다. 그는 "매주 K-리그소식을 접한다. 매주 결과를 보고 감독님 인터뷰도 보고 하면서 K-리그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A대표팀 일정으로 휴식 시간이 부족한 구자철이지만 13일 제주와 강원간의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12라운드가 열린 제주월드컵경기장을 방문했다. 정상급 분데스리거로 거듭날 수 해준 '뿌리' 제주에 대한 보답의 의미였다.
구자철은 제주로 돌아온 소감에 대해 "변한게 많다. 도착했는데 공항에서부터 이상하게 어색하다고 느껴졌다. 어느새 독일이 편안해졌다는 증거다"고 했다. 구자철은 변화를 느꼈지만 제주팬들의 사랑은 변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금의환향이었다. 4년간 제주에서 활약했던 구자철이 어느새 당당한 유럽리거로 변했다는 사실이 제주팬들에게는 큰 자랑인듯 했다. 이동하는 곳마다 환호가 이어졌다. 본부석에 구자철이 자리하자 사진을 찍으려는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구자철은 제주의 경기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제주에서 4년 동안 뛰었고, 박경훈 감독의 능력을 알고 있기에 제주가 선두그룹에 있을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 "미래를 예상할 수 있다면 제주가 우승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는 그런 능력이 없기에 제주가 노력한만큼의 결실을 맺기 바란다"고 했다. 구자철은 제주 인기남의 지휘를 송진형에게 넘겨준 것에 대해서는 "(송)진형이형을 따라갈 수 없다. 진형이형은 기사에 나오는데로 진짜 '꽃미남'이다"며 웃었다.
환대에 보답하기 위해 구자철은 팬들에게 '강원감자 1982개'를 쐈다. 하프타임때는 제주팬들에게 "언젠가 다시 제주로 돌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경기장을 돌며 사인볼을 증정했다. 경기 후에는 팬과의 기념촬영을 가졌다. 선착순 200명에게만 기회가 주어져 번호표를 받기 위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제주의 한 관계자는 "구자철에게 여러 이벤트를 제의했더니 흔쾌히 수락하더라. 지금 우리소속은 아니지만 항상 기억될 자랑스러운 선수다"며 흐뭇해했다.
구자철은 K-리그에 애정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나는 돈과 명예에 치우치는 삶을 원하지 않는다. 내 꿈을 쫓아가고 달성하는데 기쁨을 누린다. K-리그에서 4년 동안 뛰면서 얻은게 많다. 이에 대한 보답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K-리그로 돌아온다면 좀 더 큰일을 하고 싶다." 제주는 구자철의 등장으로 올시즌 최다인 9330명이 들어왔다. 유럽시즌이 끝나간다. 다른 유럽파들도 구자철처럼 흥행에 도움이 되는 움직임을 보였으면 좋겠다. 유럽파를 키운 '뿌리'는 K-리그이기 때문이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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