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가운데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여자 농구 국가대표팀에서 예상대로 이경은(KDB생명)의 합류가 최종 불발됐다. 이경은은 어깨 근육 파열과 발의 피로골절 등으로 인해 6~8주간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서를 제출했고, 대표팀 이호근 감독은 이를 받아들였다.
대신 신한은행 포워드 이연화를 낙점했다. 당초 이연화는 12명의 최종 엔트리에 포함될 것으로 보였으나, 명단 발표 당시 FA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무적 선수여서 제외됐는데 결국 다시 대표팀에 승선하게 됐다.
따라서 대표팀에는 신한은행 선수만 무려 5명(강영숙 최윤아 하은주 김단비 이연화)이 포함됐다. 통합 6연패를 일궈낸 베스트5가 모두 이름을 올린 셈이다. 이 가운데 김단비의 경우 갑상선 수술을 앞두고 있어, 최종 합류 여부가 불투명하다.
당초 대한농구협회는 지난달 강화위원회에서 12명의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예비 엔트리가 있음에도 불구, 선수들에 대한 면밀한 몸 상태 체크 없이 달랑 12명만 뽑았다. 2~3명의 예비 선수도 선발하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지난 7일 소집했는데 이경은을 비롯해 신한은행 4명의 선수가 이에 응하지 못했다. 따라서 현재 7명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 자체 청백전조차 치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일단 신한은행은 순차적으로 선수를 보내기로 협회, 이호근 감독과 상의를 마쳤다. 신한은행 선수들은 챔프전 우승을 한 후 포상휴가를 다녀왔고, 대내외 행사에 불려다니면서 다음 시즌을 대비한 이렇다 할 재활훈련조차 제대로 못했다. 대표팀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고 다음 시즌 통합 7연패 도전을 위해서라도 오프시즌에서 재활과 체력 훈련은 필수적이다.
일단 이연화와 강영숙이 20일 대표팀에 합류하고, 1주일 후 최윤아, 그리고 2주 후에는 하은주가 순차적으로 태릉선수촌에 입촌할 예정이다. 그런데 또 다시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개인적 악감정을 이유로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연임을 막아서면서 농구계 안팎으로 분란을 일으킨 협회 정미라 기술이사가 선수도 마음대로 뽑은데 이어, 신한은행이 선수 차출에 협조하지 않아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
협회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거론하고 있지만 정 이사는 이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자만 책임질 수 없다는 이유다. 또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올림픽 진출권을 따오면 과정이야 어떻든 성과를 내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만약 결과가 나쁠 경우 그때서야 퇴진을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좋은 결과가 나쁜 과정을 합리화시킬 수는 없다.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해 보수와 진보 가릴 것 없이 온갖 비난을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독선과 상당히 닮아 있는 형국이다.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지 못한 대표팀의 올림픽 진출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 내홍으로 한국 여자농구계는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입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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