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빠지고 지난 겨울 영입한 회심의 카드인 FA투수 정대현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롯데는 시즌 시작 전부터 고전이 예상됐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했던 간판 타자 이대호가 오릭스로 떠나면서 타선의 공백이 걱정됐다.
그런데 롯데는 시즌 초반 이대호의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한때 선두를 달렸고, 팀 타율이 3할을 넘었다. 1번부터 6번까지 3할타자가 포진했다. 롯데 타선은 상대 투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지뢰밭 타선이었다.
그러나 5월 중순 롯데의 모습은 4월의 그 롯데가 아니다.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타선보다 심각한 것이 마운드다. 언제부터인가 롯데 마운드는 홈런공장으로 전락했다. 아니 홈런공장이 아니라 '홈런공단'이 정확한 표현이다. 한 두 명이 아니라 올라오는 투수마다 무차별적으로 홈런에 무너진다. 롯데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넥센전에서도 3개의 홈런을 허용하고 2대9로 졌다. 9점 중 7점을 홈런으로 내줬다. 2회 김민우에게 만루홈런, 5회 장기영에게 1점홈런을 내주더니, 다시 이택근에게 2점 홈런을 맞았다.
사직구장은 국내에서 가장 홈런이 나오기 어려운 구장 중 하나다. 좌우 펜스까지 95m,중앙펜스까지 거리가 118m다. 다른 구장에 비해 길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펜스 높이가 무려 4.8m나 된다. 아예 높이 떠서 큰 포물선을 그리면 유리하지만 잘 맞은 라이너성 타구는 담장에 맞고 튀어나오기 십상이다. 쉽게 홈런이 나올 수 없는 조건이다. 이런 구장에서 롯데 마운드는 넥센에게 무려 3개의 홈런을 내줬다.
롯데 투수들은 집단 홈런공포증에 걸릴만 하다. 최근 5경기에서 내준 홈런이 무려 8개다. 최근 10경기로 가면 13개의 홈런을 내줬다. 경기를 하다보면 홈런을 칠 수도 있고, 얻어 맞을 수도 있다.
그런데 롯데의 경우 타선이 슬럼프 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마운드가 단 한순간 대량실점으로 연결되는 홈런을 자꾸 내준다는 게 문제다. 15일 선발로 나선 사도스키는 경기 전까지 올시즌 6경기에서 4차례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지난 3일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최근 가라앉은 팀 분위기 탓인지 2회 김민우에게 만루 홈런을 얻어맞고 일찌감치 무너졌다. 더구나 김민우 장기영은 홈런타자도 아니다.
15일까지 롯데는 29경기에서 27홈런을 내주고 15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롯데는 최근 5경기에서 기록한 36실점 중 16점(44%)을 홈런으로 내줬다. 이 기간 동안 만루 홈런을 2개나 맞았다.
당연히 투수는 주자가 있을 때 더 긴장을 하게 되고,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러나 15일 사도스키는 만루에서도 무력하게 홈런을 맞아 팀 패배를 자초했다.
부산=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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