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의 첫 선발 등판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
넥센 김병현은, 지금까지 예고된대로 진행된다면 18일 삼성전에 선발로 나서게 된다. 박찬호가 대중적인 영향력에서 해외파 최고의 스타였다면, 김병현은 독특한 팬덤을 몰고다닌 '마니아형 스타'였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때 보편적인 팬층은 박찬호가 훨씬 두터웠지만, 팬들의 충성도 측면에선 김병현도 대단했다. 그랬던 김병현이 국내 무대에서 뛰게 됐고, 드디어 선발 등판을 앞두고 있으니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일단 삼성의 반응. 삼성 관계자들은 "김병현이 우리쪽에 맞춰 등판한다고? 우리에겐 나쁠 게 없다"고 했다. 삼성은 그간 김병현이 2군 등판 및 1군 테스트 등판에서 보여준 모습을 주시하고 있었다. 지금의 김병현은 삼성 타자들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오른손 잠수함투수인 김병현이 5회 정도를 막기 위해선 박한이 이승엽 최형우 채태인 등 삼성 왼손타자들과 합계 8타석 이상은 만나야 한다. 이 과정에서 충분히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갈수록 우투좌타의 교타자가 많아지고 있는 프로야구에서, '옆구리 투수'의 전업 선발은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돼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김병현의 선발 연착륙 여부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김병현 입장에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떨어지는 구질'을 얼마나 잘 던지느냐에 따라 '좌타라인 생태계'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른손 잠수함투수는 왼손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져야 한다. SK에서 롯데로 이적한 정대현이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프라이머리 셋업맨 혹은 마무리투수로 명성을 쌓을 수 있었던 것도 좋은 제구력과 함께 훌륭한 싱커를 던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2개월 전부터 김병현과 관련해선 체인지업, 싱커, 스플리터 등 종으로 떨어지는 구질이 많이 언급됐다. 사실 세 구종 모두 같은 효과를 내는 공들이다. 약간의 스피드 차이와 그립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처럼 김병현이 비슷한 결과를 목표로하는 변화구 구종을 세가지나 익혀온 건 두가지 의미가 있다. 세 구종을 모두 잘 던지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세 구종중 하나만 제대로 긁히면, 강한 왼손타자들과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김병현과 관련해선 이미 10년 전부터 때만 되면 'BK, 체인지업(혹은 싱커) 장착'이란 제목의 기사가 나오곤 했다. 지금도 계속된다는 건 김병현이 세 구종 가운데 어느것도 본인의 것으로 완전히 만들지 못했다는 의미일 수 있는 것이다.
김병현이 삼성전에 등판하면 역시 이승엽과의 대결이 상징적으로,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장면이 될 것이다. 이승엽은 과거 국내에서 뛸 때 '잠수함투수 킬러'로 유명했다. 야구팬들의 시선을 끄는, 좋은 컨텐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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