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현재에 집중할 수 있다면 행복해질 것이다(If you can concentrate always on the present, you'll be a happy man)'
성남의 '중원사령관' 윤빛가람의 오른팔에 새겨진 영문 문신이다. 베스트셀러 '연금술사'로 국내에 널리 알려진 파울로 코엘료의 명언이다.
윤빛가람은 15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텐진과의 최종전 전반 31분 그림같은 중거리포를 쏘아올렸다. 아름다운 포물선이 골키퍼의 키를 훌쩍 넘기더니 골망을 흔들었다. K-리그 11경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5경기에서 침묵했던 그의 오른발 끝이 되살아났다. 왜 윤빛가람인가를 입증하기에 충분한 '명품킥'이었다. 선제골을 터뜨리며 성남의 3대0 완승과 조1위 16강을 이끌었다. 골 세리머니를 하며 환하게 웃는 그의 팔뚝에 새겨진 문신이 눈에 들어왔다. 하루하루, 매경기 집중하자는 독한 각오를 팔뚝에 오롯이 새겼다. 하필 눈에 가장 잘 띄는 오른팔이다. '경상도 사나이' 윤빛가람의 비장함이 마음으로 느껴졌다.
프로축구 성남일화(한국)의 윤빛가람이 15일 중국 텐진 테다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G조 6라운드 텐진 테다(중국)와의 경기에서 밝게 웃고 있다./텐진(중국)=사진공동취재단
윤빛가람이 되살아났다. 올 시즌 17경기만에 골맛을 봤다. 출국 직전인 11일 K-리그 12라운드 인천전 후반 43분 역습 상황에서 날카로운 전진패스로 한상운의 리그 첫골을 도왔다. 부활의 신호탄이었다. 신 감독은 이날 "가람이는 정말 잘하고 있다. 누구보다 많이 뛴다. 공격포인트를 못올려 안타까울 뿐이지 너무나 잘해주고 있다. 오늘 도움을 계기로 더 잘해줄거라 믿고 있다"며 흔들림없는 신뢰를 표했다.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듯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신 감독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윤빛가람이 오늘 정말 그림같은 중거리슛을 넣었다"고 극찬했다. 런던올림픽 최종 엔트리(18명)의 '좁은문'을 향한 의미있는 발걸음이 시작됐다.
올해 초 우여곡절 끝에 성남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프로구단 경남에 입단한 첫해인 2010년, 9골7도움으로 K-리그 신인왕에 올랐고, 지난 시즌에도 8골7도움을 기록했다. 깔끔한 원터치 패스, 공간을 허무는 전진패스, 정확한 킥력은 리그 최강이다.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서 재능을 인정받았고, K-리그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 연말 꿈꿨던 빅리그행이 좌절되며 시련을 겪었다. 1~2월 올림픽대표팀 최종예선전에 참가한 후 2월 말에야 성남에 입성한 윤빛가람에게는 시간이 필요했다. 성남 이적후 리그 11경기에서 침묵했다. 2도움에 그쳤다. 구단, 언론, 팬들의 기대 속에 스스로 속이 탔다. 2만명의 팔로어가 북적대던 트위터의 문을 닫고 홀로 와신상담했다.
'언제나 현재에 집중할 수 있다면 행복해질 것'라는 문신은 뜻깊다. 지나간 과거나 오지 않은 미래 대신 오로지 현재에 집중한다는 의미다. K-리그 대표 스타로 각광받던 과거에 집착하지도, 빅리그 진출를 향한 미래를 미리 걱정하지도 않는다. 윤빛가람은 영리하다. 최선의 현재가 최선의 미래를 열어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오직 성남에서의 '현재'에만 집중하고 있다. 행복해질 일만 남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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