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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탈삼진 완봉승'을 본 적 있나요, 장호연과 데릭 로의 사례

by 김남형 기자
OB 장호연. 스포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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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 쿠펙스가 말했다. 매번 마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퍼펙트게임을 원한다고. 그게 깨지면 노히트노런을 노린다. 안타 1개를 맞으면 그후엔 완봉승을 꿈꾼다. 이같은 단계로 치자면 셧아웃, 즉 완봉승은 투수에게 있어 3번째 영광이다. 물론 현실세계에선 선발투수가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최고의 결과물이 바로 완봉승이다. 투수 최고의 덕목을 평균자책점이라고 본다면, 1점도 내주지 않는 완봉승은 투수가 거둘 수 있는 톱클래스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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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無)탈삼진 완봉승

16일(이하 한국시각) 메이저리그에서 독특한 기록이 나왔다. 추신수가 속한 클리블랜드가 미네소타 원정경기에서 5대0으로 승리했다. 추신수가 시즌 2호 홈런을 친 것도 좋았지만, 클리블랜드 선발투수 데릭 로가 돋보였다. 로는 9이닝 동안 6안타 4볼넷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기록했다. 박찬호와 동갑인 만 39세 베테랑투수의 생애 4번째 완봉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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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봉승의 내용이 희한하다. 안타 6개와 4볼넷을 내준 건 평범하다. 그런데 탈삼진이 단 한개도 없었다. 투수가 9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려면, 대개 탈삼진 몇개가 섞이기 마련이다.

올시즌 들어 데릭 로 이전에 완봉승을 거둔 최근의 투수는 마이애미 말린스의 카를로스 잠브라노다. 지난 8일 휴스턴 원정경기에서 9이닝 완봉승을 거뒀는데 3안타 1볼넷 9탈삼진이었다. 승리투수, 혹은 완봉승 투수에겐 이 정도의 탈삼진이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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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로는 전형적인 싱커볼러다. 싱커는 역회전 투심패스트볼의 또다른 이름일 수도 있는데, 땅볼 유도에 좋은 공이다. 데릭 로의 메이저리그 통산 GO(그라운드아웃)/AO(에어아웃) 비율은 무려 2.78이다. 땅볼아웃이 많을수록 이 수치가 높아진다. 로가 한창 좋았던 시절에는 이 수치가 3.00을 넘기도 했다. 참고로 박찬호의 빅리그 통산 GO/AO 수치는 1.18이었다.

개인통산 174승을 기록중인 데릭 로는 완봉승이 4개로 많은 편이 못 된다. 타자들이 일단 땅으로 많이 굴린다는 건 실책이나 전혀 뜻밖의 플레이로 연결될 가능성도 물론 있다. 대신 이같은 강점이 '무탈삼진 완봉승'이란 독특한 결과물로 이어진 배경이기도 하다. 로는 이날 땅볼 17개를 이끌어냈고 병살타를 4개나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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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리그에서의 무탈삼진 완봉승 사례

올해 한국프로야구에선 16일 현재까지 완봉승이 두차례 있었다. 롯데 유먼이 지난달 29일 LG전에서 완봉승을 기록할 때 7탈삼진을 잡았다. KIA 윤석민이 지난 11일 두산전에서 셧아웃을 기록할 때 5탈삼진이었다. 이런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KBO 공식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문의한 결과, 한국프로야구에서 '무탈삼진 완봉승'은 14차례 있었다. 투수 최고의 영광인 '노히트노런'이 프로야구 30년 동안 10차례(5회 우천콜드게임 포함시 11차례) 나왔다는 점과 비교하면, 확실히 '무탈삼진 완봉승'도 희귀한 기록이다.

그런데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던 역대 투수 가운데 그 과정이 무탈삼진 완봉승으로 이뤄진, 즉 겹치는 사례가 딱 한번 있었다. 프로 초창기인 지난 88년 4월2일 OB 소속의 장호연이 사직 롯데전에서 역대 3호째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그날 경기 내용을 보면 탈삼진이 없다. 무탈삼진 완봉승으로 노히트노런을 작성한 것이다. 모르긴 해도, 그날 야수들은 정말 긴장했을 것이다. 장호연은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기교파 투수였다.

무탈삼진 완봉승을 거둔 투수 가운데 팬들에게 가장 익숙한 선수는 빙그레 송진우였다. 91년 5월4일 대전 LG전에서 무탈삼진 완봉승을 기록했다. 송진우는 12년전인 2000년 5월18일 광주 해태전에서 프로야구 마지막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투수이기도 하다.

그 외에 성 준(87년·88년), 임호균(87년), 이광우(91년), 정명원(91년), 최창호(91년) 등도 있다. 한국프로야구의 무탈삼진 완봉승은 94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LG 인현배가 6월17일 잠실 해태전에서 무탈삼진 완봉승을 따냈다. 물론 최근의 프로야구는 완투 자체가 드물어졌기 때문에 이같은 독특한 기록도 희귀해진 상황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역대  無탈삼진 완봉승]

순서

경기일자

대진

구장

투수명

소속팀

1

19820909

롯데 VS 삼성

대구

김문희

롯데

2

19830420

롯데 VS 해태

광주

김용남

해태

3

19870512

삼성 VS 롯데

사직

성준

삼성

4

19870519

MBC VS 해태

광주

차동철

해태

5

19870825

해태 VS 태평양

인천

임호균

태평양

6

19880402

OB VS 롯데

사직

장호연

OB

7

19880515

OB VS 삼성

대구

성준

삼성

8

19910414

해태 VS LG

잠실

이광우

해태

9

19910504

LG VS 빙그레

대전

송진우

빙그레

10

19910615

롯데 VS 태평양

인천

정명원

태평양

11

19910716

LG VS 태평양

인천

최창호

태평양

12

19910914

OB VS LG

잠실

김동현

OB

13

19930918

쌍방울 VS 삼성

대구

최한림

쌍방울

14

19940617

해태 VS LG

잠실

인현배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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