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러운 시즌이었다."
우여곡절의 시즌을 보낸 박지성(31·맨유)의 자평이다.
박지성은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검정모자를 눌러쓰고 검정티셔츠와 청바지 등 편안한 복장으로 입국장에 섰다. 여러 질문이 쏟아졌다. 역시 관심사는 박지성의 미래였다. 그도 그럴 것이 박지성은 올시즌 막판 그라운드에 나서는 시간이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최근 정규리그 10경기에서 한 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 1일 맨시티전(0대1 패)이 유일했다. 이마저도 패배의 주범으로 몰렸다. 영국 언론들의 뭇매를 맞았다. 2005년 여름 맨유 유니폼을 입은 뒤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낸 듯 하다. 박지성도 "팀 성적이나 개인적으로나 실망스러운 시즌이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영국 언론의 박지성 흔들기는 매시즌 이어져왔다. 핍박을 받으면서도 박지성이 7시즌 동안 맨유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회복이 빨랐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지난 것은 지난 것일 뿐이다. 올시즌은 잊어야 한다. 아직 다음시즌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정신적이나 육체적으로 회복을 한 뒤 향후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전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내년시즌에는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맨유가 일본 출신 가가와 신지 영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가가와의 플레이를 직접 독일로 날아가 관전했다. 최근에는 남프랑스로 휴가를 떠나기 전 영국으로 직접 날아온 선수와 에이전트를 직접 만나기도 했다. 가가와가 영입되면 박지성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가가와는 측면과 중앙을 오갈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박지성은 "아시안컵 때 봤을 뿐 독일리그에서 뛰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그러나 기량이 좋다.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아시아축구의 높은 수준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성의 현역시절 꿈은 명확하다. 맨유에서 아름답게 은퇴하는 것이다. 조건이 따른다. 내년시즌 40% 이상을 소화해야 계약이 자동연장되는 옵션을 충족해야 한다. 박지성은 "맨유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상황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꿈은 축구외교관이 되는 것이다. 그 꿈을 향해 전진 중이다. 씨앗은 지난해 6월에 뿌렸다. 자신의 이름을 딴 자선경기를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열었다. 축구에 대한 열기는 높으나 열악한 축구 환경과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동아시아 축구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어한다. 올해는 장소를 태국으로 옮겨 두 번째 자선경기를 치른다. 사실 일본 축구협회의 제의가 있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10주년 기념으로 자선경기를 일본에서 열자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태국 측과 업무가 상당부분 진행돼 변경할 수 없었다. 이날 희소식도 날아들었다. 팀 동료 리오 퍼디낸드의 참가가 확정됐다. 이밖에도 미우라, 정대세, 이천수, 송종국, 이을용 등 전현직 스타 플레이어들이 대거 자선경기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쉼표는 없다. 자선경기를 치르고 돌아온 뒤 24일 수원 박지성축구센터에서 열릴 JS컵 동아시아유소년에 참석한다. 다음달에도 세차례나 축구교실 행사가 잡혀있다. 이후 7월말 맨유 프리시즌 투어에 합류할 예정이다. 인천공항=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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