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 놓는 순간에 '으아'하는 소리가 나더라고."
18일 잠실구장. LG와의 잠실 라이벌전을 앞둔 두신 김진욱 감독이 이용찬 이야기를 꺼냈다.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아가는 이용찬에 대한 색다른 시선이었다. 김 감독이 주목한 부분은 이용찬의 '으아' 하는 기합소리였다.
이용찬은 전날 잠실 한화전에 선발등판했다.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했지만, 한화 선발 박찬호의 호투에 눌린 타선 탓에 패전의 멍에를 썼다. 시즌 4패(2승)째. 올시즌 이용찬은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11일에는 KIA 에이스 윤석민과 투수전을 펼친 끝에 8이닝 1실점으로 완투패를 당하기도 했다.
김진욱 감독은 경기 내용을 말하는 대신 "어제 용찬이가 던지고 전광판을 본 게 총 3번이었다. 그때마다 '으아' 하는 기합소리가 났다. 처음엔 143㎞짜리 공이었다. 그 다음엔 141㎞, 마지막엔 139㎞짜리 공이었다"고 말했다. 무슨 의미일까. 이어 그는 "용찬이가 힘을 넣었다 뺏다 하는 법을 알아가고 있다. 그래서 전광판을 본 것이다. 필요할 때 힘을 쓰는 법을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흔히 오랜 시간 불펜투수로 뛰다 선발투수로 전환한 경우를 보면, 투구 시 강약 조절과 체력 분배를 쉽게 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선발로 자리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다.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자신만의 노하우를 만들 수 있다. 김 감독은 이용찬이 조금씩 이 방법을 알아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 감독은 "김태균 같은 타자는 어느 투수나 힘들어한다. 예전에 이용규를 상대할 때도 용찬이한테 말해줬던 부분인데 힘든 타자를 상대로는 처음부터 가운데로 넣어도 된다"며 "물론 주자가 없을 때만 해당하는 이야기다. 초구에 쉽게 치라고 준 뒤에 조금씩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140㎞ 다음 145㎞가 들어가는 게 먹히지, 반대로 되면 맞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구속을 낮춘 130㎞대 후반의 공도 스트라이크존으로 가볍게 던질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어 김 감독은 이용찬의 기합소리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손끝으로 직구 구속을 조절하는 것이다. 힘을 빼고 던질 때도 손끝으로 강하게 채서 구속과 볼끝을 좋게 하는 것"이라며 "어제 용찬이의 '으아' 소리도 공을 놓을 때 동시에 나온 소리다. 손끝으로 챈 결과가 어땠는지 확인하려고 전광판을 보더라"며 웃었다. 그동안 강조해 온 부분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제자의 모습에 흐뭇해했다.
물론 김 감독은 이용찬이 아직 선발투수로서 완성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어깨 근력이나 볼 개수, 볼 배합, 그리고 타자를 상대하는 방법과 정신력이 선발투수에 맞춰져 가는 과정"이라며 "올시즌은 끝나봐야 한다. 몇차례 고비를 스스로 넘어서야 비로소 '됐다'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도 하루하루 성장해 가는 제자의 모습에 미소를 보였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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