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박찬호는 17일 2만7000명의 관중이 꽉 들어찬 잠실구장서 두산타자들을 상대로 메이저리거의 위용을 맘껏 뽐냈다. 7이닝 동안 6안타를 내주고 1실점하며 팀의 5대1 승리를 이끌었다.
박찬호의 위기관리 능력은 단연 최고다. 7경기 선발에 나서 득점권에서 36타수 5안타로 피안타율이 1할3푼9리밖에 되지 않는다. 18일 대전구장에서 그가 밝힌 비결은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박찬호는 "위기일 때 타자에 더 집중해서 던진다. 주자는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견제를 하지만 견제가 아웃을 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리드폭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라며 "투수가 타자는 아웃시킬 수 있다. 타자에 집중하고 로케이션을 고민한다"고 했다. "주자가 없더라도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볼넷을 내주거나 실투를 하게 된다"며 타자와의 승부에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전날 경기서는 3회 병살타와 4회 견제사가 좋았다고 했다. "병살타 때는 사실 컨트롤이 잘되지 않았다. 땅볼을 유도하려고 투심을 던졌는데 안쳤으면 볼이었다"는 박찬호는 "그렇게 상대의 흐름을 깨는 것이 우리팀에는 반전이 된다. 그런 플레이가 흐름을 바꾸는데 크게 작용한다"고 했다.
두산전서 호흡을 맞춘 포수 정범모의 연구하는 자세에 높이 평가를 했다. "경기전엔 잘 이끌어주십시오라고 하더니 나를 이끌더라"며 웃은 박찬호는 "커브와 체인지업을 평소보다 많이 던졌는데 포수의 사인이 많이 나왔다. 커터 타이밍에 커브를 요구하기도 했는데 그에 맞춰서 던졌다"고 했다.
'매진의 사나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박찬호가 등판하는 날엔 연일 매진이다. 이제껏 청주 4차례, 대구-광주 한차례씩 작은 구장에서만 6번 등판해 모두 매진을 기록했던 박찬호는 처음으로 큰 구장에서 열린 17일 잠실경기서도 2만7000석 매진을 기록했다. "정말 고마운 일"이라며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내가 한국으로 오겠다고 생각한 것은 나를 응원해주신 한국팬들을 위해서였다. 그리고 팬들 덕분으로 KBO와 구단이 양해를 해주셔서 여기 올수 있게 됐다"는 박찬호는 "어제 경기후에 인터뷰를 하려고 그라운드로 나갔는데 팬들께서 안나가시고 계시더라. 굉장히 좋았다. 서울이라서 그런지 홈-원정 팬이 반반정도 돼서 홈에서 하는 것 같았다. 팬들께서 이렇게 선수들을 보러와주시는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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