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택현은 6월 되면 올겁니다."
18일 잠실 두산전에 앞선 LG 김기태 감독의 설명.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사복 차림의 류택현이 취재진 벽을 뚫고 감독 앞에 나타났다. "어, 마침 네 얘기 하고 있었는데…. 이리 와서 앉아." 사복 차림의 류택현은 다소 어색한 자세로 김기태 감독 옆에 앉았다.
부상을 딛고 오뚝이 처럼 재기에 성공해 노익장을 과시하던 올 초. 지난달 13일에는 투수 최다출전 신기록(814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호사다마였을까. 지난달 24일 넥센전을 앞두고 몸을 풀던 과정에서 왼쪽 갈비뼈에 통증을 느꼈다. 갈비뼈 실금. 류택현은 재활군에서 복귀를 준비중이다. "80% 정도 피칭 훈련을 하고 있어요. 5월 말에 2군 경기에 나갈 거 같고, 1군은 6월에 감독님께서 불러주실 때 와야겠죠."
류택현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김기태 감독은 흐뭇한가 보다. "이 친구가요. 잡(job)이 두개잖아요." 플레잉 코치로서의 역할도 환기시키며 싱글벙글이다.
"잘 하고 있지?"(김기태) "아, 저요? 네, 준비 잘 하고 있습니다."(류택현) "아니, 당신 말고, 재활 아이들 말이여. 자네야 당연히 잘 하고 있을거고…."(김기태) 국내 최고령 모범생에 대한 믿음이 담뿍 묻어있는 대화가 이어진다.
"그나저나 밖에서 LG 야구보니까 좀 어때?"(김기태) "어휴, TV로 보니까 더 떨리고 긴장되던데요."(류택현) "현장에서 보면 딱 한번에 지나가지만, 두세번을 돌려 보여주고 그러니까…. 그나저나 어제 경기는?"(김기태) "보기 힘들었습니다. (봉)중근이 공이 조금만 더 몸쪽으로 붙었어야 하는데 조마조마하게 봤습니다.(봉중근은 ⅓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1-0 승리를 지켰다)"(류택현)
때마침 지나가던 봉중근이 김 감독 옆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류택현을 발견한 뒤 멀찍이서 모자를 벗고 인사를 한다.
"어? 형님, 전 기자 분인줄 알았어요."(봉중근) "중근아, 어제 너 공 몸쪽으로 덜 붙어서 불안했단다"(김기태)
봉중근이 넉살 좋은 미소를 흘린 뒤 물러난다. "중근이 쟤는요. 호칭이 편한대로에요. 선배님했다가 형 했다가, 분위기 애매하면 형님한다니까요. 호칭 통일하라고 제가 늘 그러죠." 봉중근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대선배 류택현의 애정 담긴 시선. 말과 시선이 딴 판이다.
류택현의 깜짝 등장. 김기태 감독이 자랑하는 선수단 선-후배간 끈끈한 유대감을 잠시 엿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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