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수년째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안방마님' 진갑용(38)의 자리를 누가 물려받을 지 여부다. 1999년부터 OB(현 두산)에서 삼성으로 옮긴 진갑용은 올해까지 14년째 삼성 안방의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다. 또 삼성의 최고참으로 지난해부터 주장까지 맡고 있다. 올해 진갑용의 백업으로 이정식(31)이 1군에서 뛰고 있다. 채상병(33) 현재윤(33) 이지영(26) 등은 2군에 있다.
진갑용은 이번 시즌 21경기, 이정식은 12경기에서 선발로 포수 마스크를 썼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진갑용의 체력안배를 해주고 있다. 진갑용을 내보면 이정식 보다 더 믿음직하다. 진갑용이 선발로 나가면 팀 승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진갑용이 선발로 나간 삼성은 11승9패1무를 기록했다. 이정식이 선발로 나갔을 때는 4승8패였다. 큰 차이를 보였다.
진갑용의 방망이는 뜨겁다. 그의 시즌 타율은 3할6푼7리, 2홈런, 19타점을 기록했다. 이승엽 다음으로 타격감이 좋다고 볼 수 있다. 타점도 팀내에서 박석민(26점) 이승엽(24점) 다음으로 많다. 진갑용은 중요할 때마다 한방씩을 쳐주었다. 배트 스피드가 좀 떨어져도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노림수가 잘 맞아 떨어졌다. 상대 투수와의 공배합 머리 싸움에서 이길 때가 맞아 득점권 타율(4할7리)도 높았다. 이정식은 진갑용에 비해 타격감이 크게 떨어졌다. 타율은 1할8푼7리, 1타점을 기록했다.
이러다보니 삼성은 지금 당장 팀 승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진갑용은 더 많이 쓰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진갑용을 선발로 쓰면 팀 타선에 더욱 힘이 실리는 건은 분명하다. 진갑용이 이정식에 비해 훨씬 잘 친다. 이정식이 투수 리드 등 수비력이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아직 이정식은 위기상황에서 진갑용 보다 불안하다. 진갑용은 프로와 국가대표팀에서 큰 경기를 많이 해 웬만한 위기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요즘도 상대 타자들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진갑용에게 페넌트레이스 133경기 중 100경기 정도를 맡기려고 한다. 나머지는 두 번째 포수가 맡을 몫이다.
삼성 구단 입장에선 진갑용과 나머지 포수들의 기량차가 빨리 좁혀지는 게 바람직하다. 진갑용이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을 때 다른 선수들이 치고 올라와야 자연스런 세대교체가 될 수 있다. 요즘 처럼 진갑용의 체력안배를 해주어야 부상 예방 효과도 있다. 그래야 시즌 말미 순위 싸움을 할 때나 포스트시즌 때 진갑용을 계속 투입할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 처럼 이정식 채상병 현재윤 등이 진갑용과 차이를 보인다면 모든 게 꼬일 수 있다. 진갑용의 선발 출전 경기 빈도가 시즌 초반부터 높아질 수 있다. 또 포수 세대교체 시점이 계속 늦어지게 된다.
요즘 몇몇 구단은 1군에서 뛰지 못하는 삼성 2군 포수들에게 군침을 흘리고 있다. 삼성은 선수 트레이드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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