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안치용의 홈런엔 새옹지마(塞翁之馬-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다는 뜻)라는 4자성어가 떠올랐다.
7-8로 쫓아간 7회초 4번 이호준의 볼넷과 5번 박재홍의 2루수 내야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의 찬스. 6번 안치용은 당연히(?) 보내기번트 자세를 취했다. 초구에 번트 자세를 취했던 안치용은 배트를 공에 맞히려 했지만 공은 포수 미트로 들어갔고 한화 포수 정범모가 재빨리 2루로 던져 귀루가 늦은 이호준을 태그 아웃시켰다.
무사 1,2루가 1사 1루로 변한 뒤 타격 자세로 돌아온 안치용은 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한화 박정진이 던진 3구째 가운데로 몰린 129㎞의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경쾌한 타격음이 났고, 쭉 뻗어간 타구는 좌측 담장을 살짝 넘겨 관중석으로 들어갔다. 역전 투런포. 번트 실패의 실수로 역적이 될뻔한 위기에서 영웅으로 신분이 180도 바뀌었다.
사실 안치용은 한화전서 선발로 나서지 못할 뻔했다. 이만수 감독은 안치용보다는 신예 정진기를 기용할 마음을 먹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코칭스태프가 내민 데이터는 이 감독의 눈을 휘둥그레 만들었다. 지난해 대전에서 치른 9경기서 28타수 10안타로 타율이 3할5푼7리였고 홈런도 2개를 기록했던 것. 이 감독은 18일 안치용을 선발 좌익수로 내면서 "일단 오늘과 토요일엔 안치용을 선발로 내기로 했다"고 했다. 이틀간의 성적에 따라 20일 경기에서 선발 여부가 결정되는 셈.
이틀간 좋았다. 18일엔 7번타자로 나와 2타수 1안타 1사구를 기록했고, 19일에는 6번타자로 나가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좋은 활약을 했다. 이 감독은 20일에도 안치용을 6번에 배치했고, 안치용은 2회 볼넷, 6회 좌중간 안타로 출루해 모두 홈을 밟았고, 7회엔 극적인 홈런으로 이 감독과 가슴을 두번 두드리는 승리의 세리머니를 할 수 있었다. 5타수 2안타 2타점, 3득점의 만점활약.
보통 이런 플레이를 한 뒤 선수들의 멘트는 '번트를 실패해 더욱 집중해서 진루타를 치려고 노력했다'다. 그러나 안치용은 달랐다. "번트가 안됐다고 부담은 없었다"고 했다. "경기 흐름이 오는 것 같아서 불안하지 않았고,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는 칠 것 같은 분위기였다"는 안치용은 "운좋게 홈런이 돼 팀이 이기는데 도와 기쁘다"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이날 3이닝 8실점의 데뷔후 최악의 피칭을 한 마리오에게 승리를 주지 못한 아쉬움을 말했다. 마리오는 시즌 개막전인 4월 7일 KIA전 승리이후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시합전 마리오에게 승리가 없어 꼭 도와주자고 결의를 했는데 초반 강판돼 아쉬웠다"며 "다음 등판 때는 모두 합심에서 꼭 도와주겠다. 낙심하지 말고 다음 등판 준비를 잘하면 좋겠다"고 했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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