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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 "턱도 더 내밀어 보고 별짓을 다했다"

by 김용 기자
20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 KIA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홍성흔이 1회 2사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1루에서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는 홍성흔.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m.com/201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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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별짓을 다했다고 하면 딱 맞는 표현일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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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홍성흔의 목소리에서는 후련함이 느껴졌다. 20일 부산 KIA전에서 지난달 15일 두산전 이후 시즌 2번째 4안타 경기를 만들어냈다. 안타 개수가 중요한건 아니었다. 지난 2일 넥센전에서 홈런을 치며 멀티히트를 기록한 이후 갑작스럽게 긴 슬럼프에 빠져있던 홍성흔이 "감을 찾은 것 같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던게 더 의미 있었다.

홍성흔에게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도무지 원인을 알 수 없는 부진에 빠졌었다. 홍성흔은 재밌는 얘기를 들려줬다. 그는 "부진 탈출을 위해 정말 별짓을 다했다. 일반 팬들의 눈에는 쉽게 띄지 않겠지만 나 혼자 수십번 타격폼을 바꾸기도 했다"고 했다. 예를 들면 이런거다. 이것저것 핑계거리를 찾는다. 배트를 쥐는 그립을 바꾸기도 했고 타석에서의 스탠스를 넓혔다, 좁혔다 반복하기도 했다. 타격 전 방망이를 흔드는 횟수를 타석마다 바꿔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턱의 위치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에 얼굴을 더욱 쭉 내밀기도 했단다. 오직 하나, 좋은 타구를 날려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고픈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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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4안타를 쳐내고, 이제 와 돌이켜 보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장타를 너무 의식했다. 그 용어가 있더라. '영웅스윙'이라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결국 개막전부터 지켰던 4번 자리도 후배 전준우에게 넘겨줘야 했다. 자신의 스윙이 크다는 점에 대해서는 슬럼프 중에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던 사실이다. 홍성흔은 이에 대해 "5번으로 내려갔는데도 장타에 대한 욕심이 없어지지 않았다. 그게 인간의 한계인 것 같다"고 했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 '맞히는데 일단 집중하자'며 생각을 해도 막상 타석에 들어서 날아오는 공이 눈에 들어오며 자기도 모르게 큰 스윙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를 살린 것은 박정태 타격코치의 한 마디였다. 69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박 코치는 선수들과 허물 없는 소통을 하는 코치로 이름이 나있다. 하지만 코치들 세계에서도 불문율이 있다고 한다. 베테랑 선수에게는 타격폼 등 세세한 부분에 대해 웬만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박 코치와 홍성흔의 관계도 그랬다. 홍성흔은 "코치님께서 스프링캠프 때부터 정말 타격에 대해 한 말씀도 없으셨다"고 밝혔다. 그러던 박 코치가 20일 경기를 앞두고 홍성흔에게 "어깨가 열려서는 절대 안된다"라며 따끔하게 지적을 했다고 한다. 이에 홍성흔은 정신을 번쩍 차릴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이심전심이 통한 것이다. 박 코치는 "코치와 제자의 관계가 아닌 형과 동생의 마음에서 성흔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이 정말 안쓰러워보였다. 열심히 하는 만큼 꼭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설명했고 홍성흔은 "코치님께서 오죽 안타까우셨으면 그랬겠느냐는 생각에 타석에서 집중할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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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은 "당분간은 이 타격감을 쭉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뻐했다. 그렇게 홀가분한 마음으로 늦은 저녁식사를 위해 평소 즐겨먹는 샤브샤브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모처럼만의 외식이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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