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더위로 흡사 초여름 같던 21일 파주대표팀트레이팅센터(NFC). 해가 중천을 지나 서쪽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할 즈음 파주NFC에는 고급 외제 승용차들이 하나둘씩 들어왔다. 승용차에서 선수들이 하나둘 내렸다. 주위에서 카메라 셔터누르는 소리가 '촤르르' 이곳저곳에서 들렸다. '쓱싹쓱싹' 수첩에 말을 받아적은 손놀림도 분주했다. 평상시 A대표팀 소집때와 별반 다를바가 없었다.
하지만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선수들 대부분 뒷자석이 아닌 운전석에서 내렸다는 점이다. 평소 선수들은 에이전트가 운전하는 차 뒷자석에서 편안히 휴식을 취한다. 하지만 선수들이 운전대를 잡은 이유는 '출퇴근 훈련'이기 때문이다. 출퇴근할 때마다 매번 에이전트의 힘을 빌리기가 어렵게 됐다.
이날 최강희 감독이 파주NFC로 부른 선수는 6명에 불과했다. 기성용(셀틱) 지동원(선덜랜드)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 유럽파 3명과 남태희(레퀴야SC) 이정수(알사드) 조용형(알라얀) 등 카타르파 3명이다. 전술 훈련이나 팀 훈련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최 감독도 선수 개개인의 몸상태를 체크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훈련 시간 외에는 할 것이 마땅하지 않았다. 또 선수들이 대부분 리그를 막 끝낸 터라 아직 휴식이 필요했다. 외출 외박도 있었지만 최 감독은 과감히 출퇴근 훈련을 하기로 선택했다.
6명의 선수들은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숙소 찾기였다. 지방에 집이 있는 지동원과 남태희가 힘들었다. 지동원의 집은 제주 추자도, 남태희는 경남 진주다. 여러군데를 수소문한 끝에 둘은 파주NFC에서 그리 머지 않은 곳에 호텔을 구했다. 동갑내기 친구로 2007년 대한축구협회 우수유소년 유학생 자격으로 영국 레딩에서 함께 축구유학을 했던 기분을 다시 낼 것으로 보인다.
대전 유성이 집인 구자철 역시 '호텔파'다. 서울 모처 호텔에서 생활하고 있는 구자철은 계속 그 호텔을 이용하기로 했다. 웨이트트레이닝 시설 등이 잘 되어 있어 개인 훈련에 집중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할인된 가격에 방을 잡을 수 있었다. 이정수와 조용형은 각각 서울과 인천에 있는 자신의 신혼집에서 출퇴근하기로 했다. 조금이나마 신혼을 맛보고 싶었다. 기성용은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친누나의 집에서 왔다갔다한다.
6명의 미니 A대표팀은 3일간 출퇴근 형식으로 훈련에 임한 뒤 24일 스위스로 향한다. 김두현 염기훈(이상 경찰청)은 공항에서 합류한다. 스위스 훈련 캠프에는 손흥민(함부르크) 박주호(바젤) 등 8~9명이 더 합류한다. 이어 26~28일까지 경기를 가지는 K-리그와 J-리그 선수들이 스위스로 온다. 최 감독은 이들을 가지고 30일 스페인과의 친선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30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 경기를 치르는 울산 소속 4명의 선수들은 31일에 합류할 예정이다.
파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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