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점입가경이다.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후 이번 시즌처럼 치열한 혼전이 전개된 적은 없었다. 절대 강자로 평가됐던 삼성과 KIA가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5월 21일 현재 6~7위에 랭크돼 있다. 당사자들은 힘들겠지만, 양 팀의 초반 부진이 프로야구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전체 일정의 25.2%(532경기 중 134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1위와 8위의 승차가 8경기, 1위와 5위는 3.5경기에 불과하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뀌고, 2~3연승을 하거나, 2~3연패를 하면 순위가 몇 계단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1~8위 승차는 11.5경기였다. 부상자가 많았던 팀은 선수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고, 반면 부상자 없이 순항하던 팀들은 주전급 중 한두 명씩 부상과 부진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가 8위로 크게 뒤처져 있는 듯 보이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와 5.5경기 차 밖에 나지 않는다.
아차하면 나락으로 떨어지기에 8개 구단 모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시즌 초면 항상 매 경기 불꽃 튀기는 양상을 보인다. 보통 5~6월 정도면 한 해 농사가 어느 정도 판가름 난다고 볼 수 있는데, 각 팀은 초반레이스에서 밀리면 끝이라는 것을 알고 사력을 다해 중상위권에서 버티려고 한다. 그래서 항상 시즌 초에 부상자도 많이 나오고 투수진에 과부하가 걸리기도 하는데, 올해는 유난히 더 치열하게 시즌이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객관적인 전력을 토대로 평점을 매기고 시즌 성적을 예상한다. 그 중 가장 난감한 것이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인한 부진인데, 삼성과 KIA가 이 케이스에 해당됐다. 시즌 초반 투타의 밸런스가 전혀 맞지 않고, 주전 세 명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고, 지난해 홈런왕 최형우의 부진이 맞물리며 고전했던 삼성은 15승1무18패로 나름대로 잘 버티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박한이-신명철등 주전급 야수들이 돌아왔고, 투수들도 제 자리를 찾았기에, 방망이만 터져주면 투타의 밸런스가 맞아 언제든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IA도 현재 12승18패2무로 패수가 6개 많다. 승률 0.400으로 많은 부상자들 속에서 그래도 선전을 했다고 볼 수 있다. KIA는 최근 이범호와 양현종을 1군에 등록시켰다. 이들이 합류해 당장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는 않더라도 분명히 시너지 효과는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과 KIA의 행보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다.
4강행 티켓을 놓치지 않으려고 사력을 다하는 모습을 홈 원정 경기를 가리지 않고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원정에서의 승률이 떨어지는데, 올해는 전혀 그렇지 않다. 지난해 원정에서의 성적은 247승10무275패로 승률이 0.473이었다. 원정 가서 스윕만 당하지 않고 1승2패만해도 성공, 2승1패를 하면 대성공이고, 세 경기 모두 이기면 우승이라도 한 듯 분위기에서 즐겁게 이동을 한다. 그런데 올해는 66승4무54패로 승률 0.508다. 원정팀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총력전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시즌 초 흥행성공의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넥센, LG, 한화다. 시즌 전에 3약으로 평가 받았고, 상위권과 승차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랐는데, 5월 21일 현재, 넥센은 2위, LG는 3위에 올라 있다. 한화는 비록 8위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언제든지 치고올라올 수 있다. 약팀으로 예상한 팀의 선전이 야구를 즐기고, 감동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또 하나는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해도 투수들이, 지난해 이맘 때 보다는 타자들에게 밀리고 있다. 비슷한 경기를 소화 할 시점에 2011년에는 8개 구단 평균 팀 타율 0.259, 평균자책점은 4.11이었지만, 올해는 팀 타율 0.262, 평균자책점 4.19로 타자들이 힘을 냈다. 이것은 타자들이 경기 후반까지도 잘 때리며 경기를 역전시킨다든지 공격적인 측면이 우세했다는 기록이라 하겠다. 8개 구단 당사자들은 피를 말리겠지만 야구팬들은 신나는 2012시즌이다. 박노준 우석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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