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많다. 우선 상대보다 경기력이 좋으면 된다. 아니면 상대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거나, 수비를 잘하다 역습 한 방을 성공시키면 된다.
하지만 많은 승리 방정식 중에 '상대팀 에이스가 경기에 뛰지 못하게 사전에 폭행하라'는 명제는 전혀 찾을 수 없다. 스포츠맨 정신에 어긋하는 일이다. 그런데 '거짓말같은 일'이 국내아이스하키계에서 벌어졌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1일 투서 한장을 받았다. 3학년에 재학중인 A씨 어머니의 투서에 따르면 고교 3학년이었던 2009년 가을 A씨는 당시 고려대 아이스하키부 총감독 B씨로부터 충격적인 지시를 받았다. 연세대 아이스하키부 에이스인 C선수를 폭행하라는 것. 고려대는 연세대와의 정기전을 앞두고 있었다. 2010년 아이스하키 특기생으로 고려대 입학 예정이었던 A씨는 B 전 총감독의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다. B 전 총감독은 "나쁜 일이지만 이기기 위한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1주일 넘게 고민하다 일부러 병원에 입원해 B총감독과의 접촉을 끊었다.
이후 보복이 이어졌다. A씨 어머니는 투서에서 '지시를 거부한 탓에 3학년이 된 지금까지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선 적이 없다. 학교 체육위원회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코치진으로부터 온갖 욕설과 비아냥을 들었다'고 밝혔다. 또 '돈을 주면 정기전에 뛸 수 있다고 해 B 전 총감독에게 오토바이를 선물하고 보약지을 돈을 건냈다. 그제서야 사흘간 연습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폭로했다.
투서는 논란을 낳았다. 학교체육위원회는 21일 오후 A씨와 어머니, B씨를 불러 진상조사를 벌였다. A씨와 어머니는 투서의 내용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B 전 총감독은 "할 말이 없다"면서 조사에 불응했다.
학교체육위원회 관계자는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아직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밝일 것이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총학생회는 학내 축제가 끝나는대로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일단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나올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아직은 섣부르게 판단할 사항이 아니다"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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