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수가 크게 줄었다.
평소 그라운드 안팎에서 누구보다 밝았던 선수다. 하지만 귀화 논란 이후 모든 면에서 '조용한 선수'로 변했다.
전북 현대의 에닝요(31)는 5월 한달이 힘들었다. 올초부터 귀화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 브라질 출신인 그는 귀화 조건(5년 체류)이 되면서 관심이 생겼다. 귀화를 넘어 한국 국가대표팀에 뽑힐 가능성도 생기면서 마음이 움직였다. 무엇보다 고향에서 열리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한국 대표팀으로 뛸 수 있다는 희망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닝요의 귀화 이야기는 수면 위로 떠오르자마자 논란이 됐다. 대표팀의 정통성 문제로 에닝요의 귀화는 없었던 일이 돼 버렸다. 그 과정에서 에닝요는 마음의 상처를 안았다. 게다가 소속팀인 전북에겐 미안함 뿐이다.
대한체육회가 에닝요의 특별 귀화를 최종적으로 기각한 뒤 에닝요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응원해 주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걱정해 주시는 분들에게 슬퍼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마음을 전한 바 있다. 마음을 추스리겠다는 의지가 묻어났다.
하지만 상처가 말끔하게 치유되지는 못했다. 전북 구단 관계자는 "에닝요가 귀화와 관련된 어떤 인터뷰도 하지 않겠다고 구단에 요청했다"며 "이전엔 훈련장에서 동료들을 만나면 먼저 인사하고 장난을 걸고 했는데 요즘은 말수도 줄었고, 조용히 지낸다"고 전했다.
에닝요가 이 처럼 '자숙의 시간'을 보내는데는 팀에 대한 미안함이 크다. 전북은 에닝요의 귀화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15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예선 최정전에서 일본 가시와에게 패하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K-리그 디펜딩챔피언으로서 예선 탈락은 충격이었고,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 이날 경기서 에닝요는 부진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젠 K-리그에 전념해야 할 때다. 당장 26일 수원 삼성과의 홈 경기가 있다. 지난해 우승팀인 전북은 최근 4년간 수원을 상대로 4승4무로 패가 없다. 현재 리그 4위인 전북은 1위 수원을 상대로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삼아야 하는 상황. 그런데 에닝요는 출전하지 못한다. 경고 누적으로 출전이 불가능하다. 유독 수원전에 강했던 에닝요의 공백은 팀으로서도 큰 손실이다.
이렇다보니 에닝요의 얼굴이 어두울 수 밖에 없다. 에닝요는 "지금은 다른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 오로지 팀만을 생각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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