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국제영화제엔 수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국제적인 행사인 만큼 발 디딜 틈이 없다. '교통대란'이 아니라 '인간대란'이 따로 없다. 주최 측에선 행사장 주변 도로 중 한쪽 차로를 아예 통제하고 인도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칸국제영화제의 여러 행사장 중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어딜까?
정답은 예상외로 본행사장 밖에 있다. 바로 인근의 노천 카페다. 영화제 구경 중간중간 휴식을 취해야 되는 탓에 칸영화제를 찾은 많은 방문객들은 자연스레 카페를 찾는다. 주상영관인 뤼미에르 극장 건너편엔 길가를 따라 노천 카페들이 늘어서 있다. 골목을 따라 한 블럭 더 들어가면 아예 '카페 골목'이 형성돼 있다. 이곳 카페는 영화 상영 시간을 기다리거나 휴식을 취하는 관광객들로 늘 만원이다. 영화제를 보기 위해 전세계에서 모여든 수많은 관광객들 덕분에 '칸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 이곳의 커피는 종류에 따라 2유로에서 10유로(약 3000원~1만 5000원) 수준이다. 피자, 스테이크, 샐러드 등 요리의 경우 10유로에서 20유로(약 1만 5000원~3만원) 정도 한다.
현지 카페의 한 종업원은 "평소에도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편이지만, 영화제가 열리는 기간 동안에는 특별히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말해줬다.
노천 카페를 비롯해 현지의 분위기는 자유로운 느낌이 넘친다. 굳이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기 보다 잔디밭에서 스스럼없이 누워서 쉬는 관광객들도 눈에 띈다. 평상시 칸국제영화제의 풍경은 열광적이기 보다는 조용한 휴양지의 느낌이다. 해수욕장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피서를 즐기러 온 사람들의 시원한 옷차림도 볼 수 있다.
하지만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경우 분위기는 180도 달라진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도 바뀐다. 바로 뤼미에르 극장 앞의 레드카펫.
이곳에 세계적인 스타가 뜬다는 소식이 들리면 수많은 사람들이 집결한다. 스타들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한 팬들로 거리는 가득 찬다. 취재진의 취재 경쟁도 이때 가장 치열하다. 사진 기자들은 '항시 대기'다. 미리 자리를 잡아놓기 위해 배치해 놓은 장비들이 늘어서 있다. 스타들이 등장하면 본격적인 취재 경쟁이 시작된다. 여기저기서 "여기를 봐달라", "손을 흔들어 달라"는 소리가 들리고, 경우에 따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밖에 공식 상영작이 상영되는 극장 앞 역시 인산인해를 이룬다. 손에 티켓을 든 관객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을 지어 늘어선다. 이쯤 되면 늘 등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암표상. 칸국제영화제에서도 암표상들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재밌는 건 이들이 너무나 당당하다는 것. 은근슬쩍 접근해 "표가 있는데 살래?"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커다란 팻말을 준비해 와서 높이 들고 있다. 이들은 목 좋은 곳에 함께 자리를 잡고 경쟁을 펼치기도 한다.
지난 16일 개막한 제65회 칸국제영화제는 오는 27일까지 계속된다.
칸(프랑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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