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탁구대표팀의 맏형 오상은(35·대우증권·세계15위)가 세계 5위 마린을 격파했다. '만리장성의 심장' 중국오픈에서 한국 탁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오상은은 26일 오후 중국 상하이에서 펼쳐진 국제탁구연맹(ITTF) 중국오픈 남자단식 16강에서 강력한 백핸드드라이브와 신들린 수비력을 과시하며 중국의 베테랑 에이스 마린은 4대1로 돌려세웠다. "마린 짜요"를 외치는 중국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속에 침착하게 자신의 플레이를 했다. 한포인트 한포인트를 적립했다. 첫세트를 11-9로 잡아냈다. 마린의 신경질적인 반응이 읽혔다. 2세트에선 오상은 특유의 백핸드 드라이브 공격이 빛을 발했다. 3-0으로 앞서나가며 기선을 제압하더니 11-7로 마린을 잡았다. 3세트를 5-11로 내준 오상은은 4세트에서 다시 심기일전했다. 10-1까지 스코어가 벌어졌다. 굴욕적인 스코어였다. 천하의 마린이 오상은의 빠르고 날선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결국 11-4로 이겼다. 5세트는 시소게임이었다. 한때 6-9까지 앞서나갔지만 마린은 톱랭커답게 끈질기게 9-9까지 따라붙었다. 서브권이 마린에게 넘어가며 불리한 위치에 선 오상은이 듀스끝에 10-12로 5세트를 내줬다. 오상은은 마지막 6세트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7-1까지 포인트를 벌였다. 공수에서 완벽한 밸런스를 보여줬다. 결국 11-3, 8점 차로 마린을 완벽하게 돌려세웠다.
오상은은 직전 코리아오픈 남자복식 8강에서 유승민과 함께 손발을 맞췄다. 후배 김민석-정영식 조에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해 말 KGC인삼공사에서 전격해고당한 후 김택수 감독이 이끄는 대우증권에서 새 둥지를 찾았지만 그간의 마음고생이 깊었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노장으로서 피할 수 없는 잔부상도 많았다. 이날 오전 펼쳐진 중국오픈 남자복식에서도 2회전 탈락하며 런던올림픽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오상은은 맏형으로서, 올림픽대표로서 이를 악물었다. 플레이에 결연함이 묻어났다. '오상은-주세혁-유승민' 올림픽대표팀 베테랑 삼총사를 대표해 세계 5위 마린을 꺾어내며 '베테랑의 힘'을 확실히 보여줬다. 왜 오상은인가를 새삼 깨닫게 해준 한판 승부였다.
남자단식에서 유일하게 8강에 오른 오상은은 중국 에이스 쉬신(세계 4위)과 26일 저녁 4강행을 다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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