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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의 미친 존재감, KIA에 어떤 변화를 줬나

by 이원만 기자
20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 KIA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KIA 이범호가 7회 2사 1루에서 롯데 최대성을 상대로 우월 투런포를 날렸다.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m.com/201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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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존재감'이란 바로 이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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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가장 대표적인 단체스포츠다. 투수를 포함해 10명의 선수들이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승리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하지만, 때로는 한 명의 영향력으로 인해 팀 전체의 분위기나 전투력이 올라갈 때도 있다. 이런 케이스는 등판간격이 정해진 투수보다는 매 경기에 나오는 야수 쪽에서 곧잘 나타난다. 에이스 투수는 일주일에 많아야 두 번 나올 뿐이지만, 야수는 6경기에 모두 투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정적으로 타순에 나서는 야수는 자신의 플레이 자체 뿐만 아니라 그가 타석에 있음으로 인해 다른 타자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으로도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 KIA의 뜨거운 상승세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투타 전반에 걸친 선수들이 하나같이 승리를 향한 집중력을 보여준 덕분인데, 특히 타선 부활의 중심에 바로 이범호의 영향력이 숨어 있었다. 이범호 본인의 활약도 뜨겁지만 그의 존재감이란 상상 그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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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광주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한화의 기아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2사 만루에서 등판한 기아 유동훈이 한화 오선진을 삼진으로 잡으며 한점차 역전승을 거둔 기아의 이범호가 가슴을 만지며 기뻐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5.22/

'이범호' 합류 KIA, 뭐가 달라졌나

이범호의 가세 효과를 가장 뚜렷하게 비교해 볼 수 있는 것은 역시 성적이다. KIA는 이범호가 합류하기 전날인 지난 5월16일까지 12승2무14패로 승률 4할6푼2리(7위)를 기록했다. 팀타율은 2할4푼4리로 8개 구단 최저타율이었다. 득점(116점)과 장타율(0.342)역시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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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던 KIA가 이범호 합류 이후에는 어떻게 변했을까. 이범호가 합류한 지난 17일 대구 삼성전 이후 KIA는 10경기를 치러 6승4패를 기록했다. 초반에는 4연패에 빠졌다가 이후 한화-LG와의 6연전을 모조리 스윕하며 6연승 중이다. 승률은 종전보다 1할3푼8리가 오른 6할을 찍었다.

승률보다 더 두드러진 변화는 공격의 질이 향상됐다는 점. KIA는 이범호 합류 이후 10경기에서 팀타율이 무려 3할6리까지 치솟았다. 이전보다 6푼2리가 올라 8개 구단 중 최강이다. 장타율도 4할로 올라 전체 3위를 기록 중이고, 득점(51점)은 넥센(54점)에 이은 2위다. 전반적으로 타선의 힘이 정교해지면서 강해졌고, 이로 인해 보다 쉽게 많은 점수를 뽑아냈다는 뜻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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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에 이범호는 타율 3할7푼8리(10경기, 37타수 14안타)에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잘 했다'고 평가하기에는 충분한 성적이지만, 한편으로는 KIA의 막강했던 상승세를 '이끌고 갔다'고 표현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해 보인다. 이범호는 그저 최선을 다해 자기의 몫을 해냈을 뿐이다.

이범호가 가져온 타겟분산의 시너지 효과

그렇다면 KIA의 뜨거운 상승세는 과연 어디서 유발된 것일까. 해답은 이범호의 '꾸준한 활약'에 있다. 너무 화려하지도 않게, 또 그렇다고 너무 평범하지도 않게 이범호는 모처럼 돌아온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이름값을 해줬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점이 팀을 살리는 효과를 불러일으킨 셈이다.

가장 큰 시너지 효과는 상대 투수들의 '타겟'이 분산된 것이다. 이범호가 합류하기 이전까지 KIA타선은 상대 투수들에게 전혀 압박감을 주지 못했다. 톱타자 이용규가 부진했고, 4번의 중책을 맡은 최희섭은 상대의 집중견제와 겨울 훈련의 부족으로 인해 점점 지쳐갔다. 타선 가운데에서는 김선빈과 안치홍, 김원섭 정도가 3할 이상을 기록했을 뿐인데, 이들은 파괴력이 낮은 타자들이라 상대 투수의 입장에서는 '그냥 한대 맞는다'라는 정도의 무게감밖에 주지 못했다.

그래서 선동열 감독도 이범호의 복귀를 앞두고 "일단 범호가 돌아오면 상대투수들에게 위협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한 것이다. 그 예상대로 이범호는 충분히 상대 투수들에게 위협적이었다.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한 이범호는 정면으로 붙기 껄끄러운 타자로 인식됐다. 그러면서 KIA 타선을 상대하는 투수들의 머리속은 점차 복잡해져갔다.

이는 KIA 타자들에게는 역으로 호재가 됐다. 특히 4번의 부담감을 혼자 떠 안았던 최희섭은 체력안배와 더불어 상대의 집중견제를 벗어날 수 있었다. 타순이 조정 등으로 부담감을 덜어낸 최희섭은 보다 편안하게 스윙을 할 수 있었고, 이는 정확성의 증대로 이어졌다. 최희섭은 이범호 복귀 후 10경기에서 무려 3할9푼3리(28타수 11안타)에 2홈런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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