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은 철저히 지켜야죠."
요즘 KIA 선동열 감독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표정이 떠나질 않는다. 팀이 6연승을 거두며 승률 5할을 넘어선 것도 하나의 이유지만, 자신이 기회를 준 투수들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일종의 성취감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도자의 입장에서는 승리 못지 않게 역량있는 기대주들이 팀의 기둥으로 성장하는 것도 또 하나의 기쁨이다.
현재 팀내에서는 우완 정통파 박지훈(17경기 2승1패 5홀드, 평균자책점 2.13)과 우완 사이드암스로 홍성민(13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2.35) 등 두 명의 대졸신인 투수들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의 보직은 팀이 이기고 있을 때 승리를 확실히 지켜주는 필승조다. 많이 던질 때는 2이닝까지도 소화하면서 팀의 승기를 굳혀준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포지션을 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지난해 '지키는 야구'의 정점을 보여줬던 삼성의 정현욱이나 안지만과 같은 역할이다.
이처럼 중요한 보직을 신인들에게 맡긴 것은 두 가지 노림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는 하나는 이처럼 급박하고 힘겨운 상황을 이겨내야만 진정한 강심장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선 감독의 육성철학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장기적으로 볼 때 젊고 힘있는 투수들이 든든히 허리를 받쳐줘야 한다는 팀 운영철학이다. 선 감독의 이 두 가지 주관이 박지훈과 홍성민에게 기회와 시련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다행인 점은 이들이 기대 이상으로 이런 기회를 잘 살려나가고 있다는 것. 신인으로서 긴장이 될 법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상당히 잘 적응하는 모습이다. 선 감독도 이런 점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서도 선 감독은 앞날에 대한 구상을 함께 그려가고 있다. 여기서 앞날이란 가깝게는 7~8월의 혹서기이고, 조금 더 멀리는 포스트시즌, 그리고 나아가서는 내년 이후까지다. 선 감독은 2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젊은 투수들이 기회를 잘 살리면서 커간 덕분에 팀에 도움이 되고 있지만, 원칙은 분명히 지킬 생각"이라고 밝혔다. 선 감독의 원칙은 간단히 말해 '주 3회 미만 등판'이다. 이는 과거 삼성 감독 시절에도 적용됐던 원칙인데, 아무리 필승조라고 해도 불펜 투수들을 주 3회 이상 연속등판 시키지 않겠다는 철학이다.
자신도 현역시절 마무리 투수로 최대 5회연속 등판까지 해봤던 경험이 있는 선 감독은 불펜 투수가 많이 던지게 될 경우 나타나는 폐단을 잘 알고 있다. 선 감독은 "아무리 투구수가 적다고 해도 3번 이상 연속으로 나오면 선수가 느끼는 피로도는 엄청나다. 그렇게 되면 종속이 안 나오면서 볼끝이 무뎌지게 마련"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팀에 절대적으로 손해다. 때문에 지금 3회 미만 등판의 원칙을 지켜줘야 여름철이나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구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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