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완치의 그날'은 언제가 될 것인가.
KIA 이범호의 얼굴에 또 먹구름이 잔뜩 드리웠다. 이제는 더 이상 부상의 여파를 겪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또 흔들렸기 때문이다. 아무리 뽑아도 다시 돋아나는 잡초같다. 이범호가 또 통증을 호소했다. 이번에는 다쳤던 왼쪽 허벅지가 아닌 반대쪽 종아리 근육이다.
30일 잠실 두산전을 두 시간 쯤 앞둔 KIA 덕아웃. 이범호가 백인호 주루코치, 김준재 트레이닝 코치 등과 함께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어쩐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자세히 들어보니 몸이 아프다는 이야기였다. 이범호는 백 코치에게 "일단 뛸 수가 없으니까요…"라며 종아리 상태가 좋지 않다고 밝혔다. 김 코치와는 통증 해소 대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딱히 시원스러운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듯 했다. 부상으로 신체 밸런스가 흔들리면서 근육이 약해진 후유증이기 때문이다.
결국 코칭스태프 회의끝에 당초 이날도 4번타자로 나설 예정이던 이범호는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KIA 선동열 감독은 "아프다는 데 쓸 수는 없지 않나. 대타로 쓸 지 여부는 상황을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범호의 표정은 내내 어두웠다. 이번 오른쪽 종아리 통증도 그 원인을 따져보면 지난해 8월에 다친 왼쪽 허벅지 햄스트링 근육 파열상의 후유증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7일 인천 SK전에서 홈으로 달려오다가 왼쪽 허벅지 근육이 부분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은 이범호는 올 5월까지 약 9개월을 치료와 재활에 매달렸다. 그런데도 아직 그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범호는 "다쳤던 허벅지는 괜찮다. 하지만 왼쪽 다리의 힘이 전체적으로 약해지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오른쪽 다리에 힘을 더 주다보니 이번과 같은 근육통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초부터 회복이 쉽지 않은 부상이었다. 이범호가 다쳤을 당시 다른 구단의 모 트레이닝 코치는 "허벅지 근육이 찢어지면 의학적으로 근육이 붙는 데만 최소 4주가 걸린다. 수술을 할 수 없는 부위라서 오로지 근육이 자연적으로 붙기만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이후 근육의 양이나 밀집도가 이전처럼 회복되려면 그보다 두 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햄스트링 부상은 경우에 따라 몇 년간 선수를 괴롭히곤 한다. 대표적인 피해자가 바로 박찬호다. 2002년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친 박찬호는 이후 수 년간 햄스트링 부상과 싸워야만 했다.
지난 17일 팀 합류 이후 11경기 연속 선발출전하면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이범호가 타선에서 사라지자 금세 KIA는 무기력감을 드러냈다. 이날 KIA는 두산 선발 김승회에게 7회까지 단 3안타 밖에 뽑아내지 못한채 2연패의 쓴잔을 들었다. 이범호는 8회말 1사 1루에서 대타로 나왔지만, 2루수 앞 병살타를 치는 데 그쳤다. 땅볼을 친 뒤, 이범호는 1루로 전력질주를 할 수 없었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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