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발 장원삼(29)은 홀수가 싫다. 프로 데뷔 이후 짝수해에 비해 홀수해에 유독 개인 성적이 부진했다.
장원삼은 2006년 현대(현 넥센)를 통해 프로 데뷔했다. 그해 신인으로 12승(10패)을 올렸다. 매우 잘 한 성적이었다. 그런데 그 다음해인 2007년 9승(10패)으로 떨어졌다. 2008년 다시 12승(8패)을 했고, 2009년 4승(8패)으로 최악의 해를 보냈다. 2009시즌을 마치고 삼성으로 이적한 장원삼은 2010년 13승(5패)으로 개인 최고 성적을 냈지만 지난해 다시 8승(8패)으로 두 자릿수 사냥에 실패했다. 무려 6년 동안 '홀짝' 징크스가 계속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2012시즌에도 그 징크스는 유효하다. 짝수해인 만큼 장원삼은 좋은 성적을 거둬야 했다. 그는 9경기에서 5승2패를 거뒀다. 장원삼은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안타는 2개 맞았다. 강동우와 이대수에게 하나씩 허용했다. 볼넷은 2개, 탈삼진은 6개 빼앗았다. 총 투구수는 95개. 무리했다면 9회까지 책임질 수 있었다. 하지만 9회엔 삼성 마무리 오승환이 올라왔고, 장원삼에게 완봉승 기회는 돌아가지 않았다. 대신 장원삼은 시즌 5승을 거뒀다. 9경기에 등판, 5승을 올려 승률이 무척 좋다. 이 페이스라면 10승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장원삼의 시즌 전 목표는 첫 15승 달성이었다. 15승은 에이스의 기준점이다. 장원삼은 아직까지 15승 이상을 해보지 못했다. 최다승이 13승이었다.
장원삼의 시즌 출발은 불안했다. 첫 LG전(4월 8일)과 두번째 두산전(4월 17일)에서 연달아 패전을 기록했다. 특히 두산전에선 1이닝 6안타 8실점으로 최악의 투구로 고개를 숙였다. 와르르 무너진 후 장원삼은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져 불펜으로 내려갔다. 투구 밸런스를 바로 잡기 위한 처방이었다. 지난달 22일 한화전에서 중간 계투로 1이닝을 던져 행운의 승리투수가 되면서 첫승을 신고했다.
장원삼은 지난 5일 한화전을 통해 다시 선발로 돌아왔다. 한화 박찬호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한 장원삼은 LG전(11일) KIA전(17일)에 이어 다시 한화전(30일)에서 5연승 가도를 달렸다.
장원삼은 "지난달 두산전에서 초반에 무너진 후 올해도 안 되는구나 실망했지만 불펜으로 내려가 투구밸런스를 바로 잡은게 터닝포인트였다"고 말했다.
장원삼의 이날 결정구는 슬라이더였다. 한화의 중심타자 김태균 최진행 등을 범타로 처리할 때 몸쪽에 과감하게 던진 슬라이더가 잘 통했다. 총 35개를 던졌고, 최고 구속은 137㎞까지 나왔다. 휘면서 떨어지는 각이 컸다. 장원삼은 "포수 진갑용형이 슬라이더가 오늘 좋으니까 많이 요구했는데 그게 잘 통했다"고 말했다.
장원삼은 강속구를 던지는 파워피처는 아니다. 유연한 투구동작과 부드러운 팔 스윙으로 제구력을 최우선으로 한다. 따라서 제구가 제대로 안 될 때는 배팅볼 처럼 치기 쉽다는 평가도 받는다.
장원삼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1승, 아시아시리즈에서 2승을 올리면서 삼성의 챔피언 등극에 큰 공을 세웠다. 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올해 장원삼은 지난해 못지 않은 대박을 칠 가능성이 높다. 부상이 최대의 적이다.
대전=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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