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들에게는 호불호가 존재한다. 자신만의 축구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선수 발탁과 운영을 달리한다.
조용형(29·알 라얀)은 조광래 감독에게 매력적인 선수가 아니었다. 젊은 피로 급격한 세대교체를 진행한 조 감독 체제에서 희생양이었다. 그의 마지막 A매치는 지난해 초 카타르아시안컵이었다. 1월25일 일본과의 4강전 이후 대표팀 승선 소식이 끊겼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을 TV로 지켜봐야 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붙박이 주전 수비수로 사상 첫 원정 16강의 쾌거를 이룬 일원으로서 굴욕이 아닐 수 없었다.
힘든 나날이었다. 그러나 조용형은 자신의 이름처럼 '조용히' 기다렸다. 묵묵히 소속팀에서 주전 수비수로 뛰며 몸을 만들었다. 반드시 기회는 올 것이라 믿었다. 1년4개월이 흘렀다. 드디어 기다렸던 태극마크를 다시 되찾았다. 최강희 감독은 조용형에 대한 믿음이 굳건하다. 직접 '조용형 기살리기'에 나선다. 최 감독은 "경기 운영과 공격 전환, 영리한 플레이 등 장점이 많은 선수다. 축구 지능은 공격수보다 앞선다. 상대 공격수의 길목을 차단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조용형의 장점과 능력을 믿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용형은 스페인과의 친선경기(31일 오전 3시·스위스 베른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중앙 수비수로 선발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2월 운명의 쿠웨이트전에서 이정수(알 사드)와 호흡을 맞췄던 곽태휘(울산)가 일본 가시와 레이솔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마치고 6월1일에야 스위스 캠프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냥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곽태휘가 돌아오면 치열한 포지션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곽태휘가 결장한다는 것은 하늘이 준 기회다. 세계 최강 스페인 선수들을 꽁꽁 틀어막아 최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야 한다. 최 감독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믿고 쓰는 수비 자원임을 입증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난 1년여간 태극마크를 달지 못해 구겨진 자존심도 세워야 한다. 스페인전은 조용형에게 '힐링매치'인 셈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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