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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엔 지금 '1인2역'이 대세 왜?

by 김표향 기자
그래픽: 김변호기자 bh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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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사진제공=킹콩엔터테인먼트

요즘 안방극장에선 배우들의 '1인 2역' 도전기가 펼쳐지고 있다. 외모만 닮았을 뿐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캐릭터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배우의 연기력이 가늠되는 척도가 되고 있어 더욱더 시청자들의 흥미를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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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닥터진'에서는 박민영이 1인 2역을 맡았다. 2012년의 천재 외과의사 진혁(송승헌)이 1860년 조선으로 거슬러 올라가 의술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에서 박민영은 진혁의 연인이자 레지던트 2년차인 유미나 역과 조선의 몰락한 가문의 규수 홍영래 역을 연기한다.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은 유미나를 남겨둔 채 조선으로 시간여행을 하게 된 진혁은 유미나와 똑같이 닮은 홍영래를 운명처럼 만나지만,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인물이다. 유미나가 활달하고 다소 감정적인 성격이라면, 홍영래는 신중하고 강인한 성품을 지녔다. '성균관 스캔들'부터 '시티헌터'까지 사극과 현대극을 두루 경험한 박민영은 현대와 과거의 두 인물을 안정적으로 소화해 호평받았다.

24일 종영한 SBS '옥탑방 왕세자'에선 박유천, 한지민, 정유미, 이태성 등 주연배우 대부분이 1인 2역을 연기했다. 300년 전 조선에서의 인연이 윤회와 환생을 통해 현재에 재현됐다는 설정이 왕세자 이각(박유천) 일행이 3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서울의 옥탑방에 떨어지게 된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가 됐다. 특히 박유천은 왕세자 이각이면서 그의 환생인 용태용을 연기했고, 여기에 이각이 용태용인 척 연기하는 것을 연기했다는 것까지 보태면 1인 3역에 가까운 활약을 보였다. 외모는 안경을 쓰거나 벗는 정도의 차이였지만 각각의 인물을 차별화시켜 보여준 박유천의 연기력에 "소름 돋는다"는 시청평이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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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 첫 방송을 앞둔 '빅'에서는 공유의 변신을 눈여겨 볼 만하다. 30대 훈남 의사와 18세 사춘기 소년이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바뀐다는 설정에 따라, 공유도 부드러운 완벽남에서 철부지 고교생으로 180도 바뀐다. 첫 촬영부터 자연스러운 '반전 연기'를 보여줬다는 소식에 시청자들의 기대감도 한껏 높아졌다.

앞선 작품들이 애초 1인 2역이 주요 설정이었다면 배우의 노력으로 1인 2역을 만들어낸 경우도 있다. MBC '무신'의 홍아름이 바로 그 주인공. 홍아름은 '무신' 초반부에 주인공 김준(김주혁)과 애틋한 사랑을 나눴던 월아 역으로 출연해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주목 받았다. 무신정권에 의해 노예가 됐다가 김준과의 혼인을 앞두고 겁탈을 당해 자결하면서 작품에서 하차했지만, 지난 20일 '대구 양귀비'라 불리는 안심 역으로 재등장했다. 안심은 죽은 월아와 똑같이 닮은 모습으로 김준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고, 안심도 전투 중에 다친 김준을 간호하면서 연정을 품는다. 월아와 안심 모두 극의 주요 캐릭터이지만, 원래부터 1인 2역은 아니었다. 월아를 연기한 홍아름을 눈여겨본 제작진이 안심 역에 다시 홍아름을 캐스팅하면서 1인 2역이 됐다. 안심까지 포함해 극의 인물들이 모두 역사에 기록된 실존인물인 반면 월아는 유일한 가상인물이라 이같은 설정이 가능했다는 설명. 역사에는 안심이 최고권력자인 최우(정보석)의 첩이 되고 김준은 그로 인해 유배생활을 하지만 이후엔 최우가 안심을 김준에게 보낸다고 기록돼 있다. 권력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안심을 연기할 홍아름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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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종영한 KBS2 '사랑비'의 장근석과 윤아도 1970년대 순애보 사랑과 2012년의 트렌디한 사랑을 모두 연기했다. 부모세대의 사랑이 그들의 자녀에게서 재현되는 이야기인 만큼 각자의 연기변신 못지않게 두 배우의 연기호흡도 관전 포인트 역할을 했다. 여기에 1970년대 윤아는 초록색으로, 현재의 윤아는 분홍색으로 스타일링에 대비를 주면서 1인 2역을 시각적으로 선명하게 드러낸 것도 주효했다.

이처럼 1인 2역 설정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건, 최근 안방극장에 판타지 드라마가 봇물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여행과 영혼 체인지 등의 설정으로 인해 한 인물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거나 닮은 외모의 다른 인물이 등장하는 등 캐릭터의 설정과 변주가 자유로워졌다. 그러다 보니 사극과 현대극을 뒤섞은 퓨전 장르가 많아졌고 배우들도 여기에 맞춰 사극과 현대극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하지만 '옥탑방 왕세자'가 환생 미스터리로 끝까지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막판 시청률 뒤집기에 성공했듯, 1인 2역 캐릭터는 시청자들의 궁금증과 재미를 유발하는 요소다. '닥터진'에서도 진혁은 현재의 연인 유미나를 두고 조선의 홍영래와 애틋한 마음을 나누게 된다. 얽히고설킨 러브라인과 시간여행 미스터리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극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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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윤스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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