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데뷔전의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한다. 게다가 상대가 세계 최강 스페인이었다. 비록 4골을 허용하며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지만 대표팀 수문장으로서의 가능성은 인정 받았다.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31일(한국시각) 스위스 베른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그의 선발 출격에는 많은 운이 따랐다. 대표팀 넘버 원 골키퍼 정성룡(수원)은 대표팀에 늦게 합류한데다, 훈련 중 가벼운 부상을 해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김영광(울산)은 30일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경기 일정으로 대표팀에 합류도 못한 상황이었다. 어부지리로 김진현이 스페인전에서 골키퍼 장갑을 꼈다.
기록만 따지고 보면 초라했다, 그러나 경기력을 놓고 보면 절반의 성공이라 평가할 수 있는 A매치 데뷔전이었다.
감각적인 슈퍼 세이브와 침착함은 칭찬할 만 하다. 토레스에게 허용한 선제골과 알론소의 페널티킥골은 수비진의 실수로 인한 실점이었다. 오히려 전반에 잇따른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수차례 넘겼다. 전반 10분 알론소의 중거리 슈팅을 손으로 쳐냈고, 카솔라의 왼발 슈팅은 몸을 날려 가까스로 걷어냈다. 후반에는 네그레도의 로빙 슛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냈다. 특히 짧은 패스로 압박해 들어오는 스페인의 공격진에 당황하지 않고 담담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후반 11분, 수비벽 아래를 통과하는 슈팅으로 한국의 골문을 가른 카솔라의 프리킥 골은 김진현의 경험 부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움직이지도 못한 채 실점 장면을 지켜봤다. 땅볼 프리킥의 가능성을 미리 예상치 못한 실수였다. 후반 37분 네그레도에 허용한 네 번째 실점 장면도 아쉬웠다. 각도를 일찍 좁히고 나오지 못해 네그레도에게 쉽게 슈팅을 허용했다.
김진현의 등장은 대표팀 전체에도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성룡과 김영광만이 경쟁하던 대표팀의 수문장 자리에 뉴페이스가 등장하며 새로운 경쟁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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