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데뷔, 선전중인 배상문(26·캘러웨이)이 급거 귀국했다.
그것도 대회 1라운드를 끝낸 뒤 기권을 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배상문은 지난 1일 시작된 메모리얼 토너먼트에 출전했다. 하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다. 버디를 2개 잡았지만 보기 7개, 더블보기 1개를 범해 7오버파 79타를 쳤다. 몇주를 쉬면서 이 대회를 준비했다. 체력적으로도 자신이 있었다. 최근 바꾼 아이언으로 최고의 감각을 유지했다. 그런데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이유가 있었다. 배상문은 대회 직전 한국에 있는 어머니 시옥희씨와 통화를 했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이상했다. "무슨 일이냐"고 재촉했다. 시씨는 어쩔 수 없이 아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말았다.
다름아닌 어릴적 배상문은 키워주셨던 외할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이었다. 81세인 외할머니는 1주일전 논에서 일을 하다 뇌출혈로 쓰러졌다. 휴대폰 영상통화를 통해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외할머니의 모습을 본 배상문은 끝내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어머니 시씨는 대회에 집중하라고 거듭 당부했다.
하지만 골프는 멘탈 스포츠다. 배상문은 외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직접 봐야겠다며 결국 대회를 포기하고 대회장인 오하이오주 더블린에서 뉴욕을 거쳐 한국으로 2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2일 새벽 일시 귀국했다.
곧바로 할머니가 입원해 있는 대구 소재 병원으로 이동한 배상문은 "엄마와 단둘이 살았기 때문에 나는 외갓집 친척 밖에 없다. 어릴때부터 외할머니가 많이 챙겨주셨다"면서 "대회는 앞으로도 많지만 할머니를 볼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아 서둘러 귀국했다"고 말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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