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 해도 문제?'
'연기력 논란' '재발견' '미스 캐스팅' '신드롬' '앓이' 등등. TV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들에 대한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문구들이다.
그런데 늘 한결 같은 모습으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온 여배우들이 있다. 이 때문에 그녀들은 자주 상대 남자배우나 다른 출연진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양보한다.
어찌보면 속상할 법한 일이기도 하지만 이미 그 어떤 평가가 필요치 않은, 최고의 경지에 오른 이들이기에 존재 자체 만으로도 빛이 난다. 하지원, 한지민, 김하늘이 바로 그렇다.
현빈, 이승기를 만들어준 하지원
하지원은 대한민국에서 대체 불가능한 여배우다. 전매특허나 다름없는 액션 연기를 가장 멋지게 소화하는 여배우이자 매 작품마다 변신을 거듭하는 팔색조의 매력으로 사랑 받고 있다. 출세작 이후 '가물에 콩 나듯' 작품에 출연하고 CF 출연을 주수입원으로 하거나 충무로를 주무대로 연기활동을 펼치는 일부 여배우들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하지원의 내공은 함께 출연하는 상대 남자배우를 돋보이게 한다. '시크릿 가든'의 현빈과 '더킹 투하츠'의 이승기가 신드롬과 재발견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하지원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흥행 성적이 좋지 못했거나 전작에서 다소 아쉬운 연기를 선보였을 때나 따라올 수 있는 평가에 있어 그녀는 이미 자유롭기 때문이다.
튀지 않는 자연스러움 한지민
만약 연기를 못했다면 수많은 안티팬을 몰고 다녔을 그녀다. 인형처럼 예쁜 외모를 타고났지만 한지민은 이를 주무기로 내세우지 않아도 된다. 연기력 논란 때문에 '외모' 얘기가 늘 앞서는 여느 여배우들과 다르다. 연약하고 가련한 여인의 모습으로 일관하지도 않는다. 때로는 억척스럽고, 또 코믹스럽기도 하다.
최근 그녀는 연이어 두 편의 TV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극과 극의 캐릭터를 오갔다. "난 캐릭터가 작품 속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한 그녀는 언제나 튀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배역을 완벽히 소화해낸다. 여배우로서 온전히 사랑받기만을 원하는 자세였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밝고 털털한 성격으로 촬영 현장에 늘 활기를 불어넣는 '쿨한' 여배우의 모습에 팬들은 한결 같은 사랑을 보낼 수밖에 없을 듯하다.
당연히 믿고 보는 '로코퀸' 김하늘
지난달 26일 SBS 주말특별기획 '신사의 품격'이 첫선을 보인 뒤 관련 기사는 12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장동건에게 집중됐다. 또 동시간대 경쟁작인 MBC '닥터 진'과의 비교가 주를 이뤘다. 이에 드라마 관계자는 "장동건이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했고, 마침 송승헌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같은 날 방영을 시작해 예상했던 일이다. 하지만 김하늘에 대한 언급이 많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사의 품격' 1, 2회는 '김하늘의 원맨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녀의 활약이 대단했다. 장동건, 김수로, 김민종, 이종혁 등 4명의 남자주인공과 모두 엮이는 중심 인물이기 때문에 김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분량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로코퀸' 김하늘에 대한 대중들의 믿음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본인의 전공분야에 대해 뭘 더 설명할 필요가 있겠냐는 것. 김하늘이라면 그냥 믿고 봐도 된다는 인식이 작용한 셈이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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