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100일만의 선발 등판이 비로 좌절됐다. LG 신재웅의 얘기다.
8일 잠실구장에서 예정됐던 LG-두산전이 비로 인해 연기됐다. 오후 6시가 넘어서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졌고, 점점 굵어지더니 결국엔 그치지 않았다. 오후 7시10분쯤에 심판원들이 그라운드 상태를 점검한 뒤 우천연기가 최종 결정됐다. 독특하게도, 이날 우천 연기 세리머니(방수포 슬라이딩)는 시구를 맡기로 했던 탤런트 이종혁과 LG 김용의가 했다.
이날 비를 누구보다 원망스럽게 여긴 선수가 있을 것이다. 바로 선발로 예고됐던 LG 신재웅이다. 신재웅의 마지막 선발 등판은 지난 2006년 9월8일 대전 한화전이었다. 마지막 선발승은 그에앞서 2006년 8월11일 잠실 한화전이었다. 무려 2100일만의 선발 등판을 앞두고 누구보다 긴장하고 기대했을 신재웅은 일단 비 때문에 기회를 날렸다. 9일 경기에선 LG가 김광삼을, 두산이 이용찬을 선발로 예고했다.
신재웅은 사연 많은 선수다. 마지막 선발승이었던 2006년 8월11일 한화전에서 그는 노히트노런 직전까지 갔다. 9회 1사까지 노히트 게임을 펼치다 신경현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그날 경기에서 1안타 완봉승을 거뒀다.
2005시즌 신인드래프트서 2차 3라운드로 LG에 입단했던 투수다. 2006년 스프링캠프에서 저명한 투수코치인 레오 마조니로부터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선발투수감이란 극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통산 2승에 그친 뒤 2006년말 LG가 FA 박명환을 영입할 때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후 공익근무중 두산에서 방출됐다가 2010년에 LG의 테스트를 받고 신고선수로 돌아왔다. 지난 1월30일 정식 등록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LG 김기태 감독은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준다. 신재웅이 스팟 스타터로 예고됐던 것도 김기태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일단 선발 기회가 무산됐지만, 현재 LG 마운드의 상황을 봤을 때 앞으로 다시 한번 찬스가 올 수도 있다. 그때까지 1군에서 씩씩하게 살아남는 게 신재웅의 과제다.
잠실=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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