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36도의 무더위,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카타르 원정의 악재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이 경계하던 선제골을 카타르에 허용했지만 일찌감치 만회골을 넣으며 균형을 맞췄다. 좌우 측면 공격은 활발했다. 카타르 수비진을 허물었다. 그러나 원톱 이동국(전북)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는 고립돼 보이질 않았다. 공격진의 엇박자와 순간 집중력을 잃은 수비진의 실수가 아쉬운 전반전이었다.
최강희 감독은 9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에서 4-2-3-1 시스템을 꺼내 들었다. 원톱에는 이동국, 섀도 스트라이커에는 구자철이 선발 출전했다. 좌우측 날개에는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와 이근호(울산)가 낙점받았다. 관심을 모았던 중앙 미드필더에는 기성용(셀틱)과 김두현(경찰청)이 기용됐다. 박주호(바젤) 이정수(알 사드) 곽태휘(울산) 최효진(상주)가 포백 수비진을 구성한 가운데 골키퍼 장갑은 정성룡(수원)이 꼈다.
최종예선 1차전은 브라질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첫 관문이다. 1차전 경기 결과에 따라 나머지 최종예선 경기에 임하는 압박감이 달라진다. 그러나 최강희호는 큰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특히 이동국 구자철이 지킨 중앙 라인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이동국에게 연결 되는 패스와 크로스는 부정확했다. 카타르 수비에 끊기기 일쑤였다. 구자철은 볼을 잡을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사이드로 돌아 공간을 만들어내거나, 상대 등을 지고 공을 받는 그만의 장점이 실종됐다. 한국의 공격은 측면과 중거리 슈팅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중원 사령관 기성용의 복귀로 미드필드 플레이가 살아난 것은 고무적이다. 기성용은 터프한 수비와 특유의 롱패스로 좌우 공격의 물꼬를 텄다. 특히 왼쪽 날개 김보경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카타르 수지비진을 농락했다. 오른 날개 이근호의 활발한 움직임도 돋보였다.
번번히 공격에 실패한 한국은 한 번의 역습 찬스에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곽태휘가 유세프 아메드와의 몸싸움 과정에서 밀리며 공간을 내줬고 바로 슈팅을 허용하며 허무하게 실점을 내줬다. 전반 22분이었다. 이른 실점으로 중동 축구의 '침대 축구'를 걱정해야 할 위기였다.
그러나 한국에는 J-리그 득점 2위에 오른 김보경이 있었다. 전반 10분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포문을 연 그는 전반 26분 박주호가 찔러준 볼을 페널티박스에 왼쪽에서 살짝 찍어차 크로스로 연결했다. 이 공은 중앙에서 침투한 이근호의 머리에 정확하게 배달됐고 골키퍼에 앞서 공을 짤라 헤딩으로 연결한 이근호의 동점골로 연결됐다.
전반은 1-1로 끝났지만 중앙 공격진에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둔탁한 움직임은 전혀 위력적이지 못했다. 카타르의 무더위도 변수다. 후반에는 체력적 어려움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수비진의 집중력이 다시 한번 요구된다. 첫 관문의 성패는 후반 45분에 결정된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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