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또한번 남한산에 올랐다. 과연 이번엔 기세를 몰아서 북한산까지 오를 수 있을까.
LG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게임을 잡았다. 시즌 27승1무23패가 됐다. 5할 승률에서 플러스 4승이 됐다.
시즌 두번째다. 시즌 34경기째에 LG는 4연승으로 5할 플러스 4승을 기록했었다. 그후 2연패+1승+3연패를 하면서 딱 5할로 후퇴했다. 그 뒤에도 5할에서 두번이나 더 탈출했고 결국 또한번의 플러스 4승 상태까지 올라왔다.
이날 승리로 LG는 지난해 6월11일 이후 365일만에 단독 2위가 됐다.
이산 저산, 산만 옮겨타며 버틴 LG
올시즌 LG의 행보는 '뫼 산(山)'을 닮았다. 시즌 개막 직후 삼성에게 2연승을 거둔 걸 시작으로 단 한번도 5할 승률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정확히 팀승률 5할 상태로 내려앉은 경우가 10차례 있었다. 그때마다 이튿날 경기에선 꼬박꼬박 이겼다. LG가 5할 상황에서 다음 경기를 이길 확률을 단순히 '½'이라고 가정하면, 이게 10차례 연속 반복된 건 무려 '1024분의 1'이란 확률을 의미한다. 홀을 승, 짝을 패로 치면 주사위를 던져 10번 연속 홀이 나온 셈이다.
그러니 LG는 승률 5할이란 '해발 0m'를 기준으로 한번도 바다에 발을 담그지 않았다. 그래픽을 보면 알 수 있듯, 산의 높이는 다르지만 계속 이산 저산을 옮겨다녔다. 가장 최근에 5할 마지노선을 10번째로 지켜낸 뒤에는 팀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 LG 김기태 감독은 "한번쯤은 5할 밑으로 떨어질 순간이 올 거라고 봤는데 내가 봐도 10차례 연속은 신기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플러스 4승은, 그 자체로는 아직 대단한 성과라고 보기엔 어렵다. 진짜 산으로 치자면 해발 479m 남한산 정도에 오른 셈이다. 여기서 더 탄력을 받아야 서울에서 가장 높은 해발 836m의 북한산에 오를 수 있다.
10번 찍혀도 안 넘어간 LG, 바다는 사절
김기태 감독은 6월에 접어들면서 "6월 한달간은 6할 승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탈락하지 않고 4강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였다.
지난번 남한산에 올랐을 때는 곧바로 하산했지만 두번째인 지금은 꽤 전망이 밝다. LG는 지난 한주 동안 에이스 주키치가 두번 등판했다. 돌아오는 한주 동안에는 2선발격인 리즈가 화요일과 일요일에 두차례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화요일(12일)에 비가 온다는 얘기도 있지만, 그럴 경우에도 리즈는 오는 18일부터 시작되는 한주간에 두차례 선발 등판할 수 있다. 바로 지금의 2,3주가 LG에겐 이른바 '승부 주간'인 셈이다. 6월 들어 LG는 5승1무2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기태 감독의 다짐이 일단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LG는 굉장히 좋은 전력이 안정적으로 구현되고 있는 팀은 아니다. 때문에 언제든 갑작스럽게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하지만 10차례의 5할 시점에서 계속 박차고 산으로 올라간 점에서 보여지듯, 올해의 LG는 어려울 때마다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에 더 높은 산을 올라갈 수 있다면, LG 선수들에게도 내공이 쌓일 것이다.
주키치의 맹활약, 유원상과 봉중근의 'YB 듀오'로 상징되는 신명난 불펜, 베테랑 타자들의 분발, 신예 저연차 투수들과 신고선수 출신 무명 타자들의 깜짝 활약 등이 LG를 계속 산으로 가게 만들고 있다. 물론 늘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려 애쓰는 김기태 감독, 조계현 수석코치와 코치진 전원의 역할도 크다.
LG는 이날 시즌 두번째 남한산 등정을 자축하듯 무려 15안타로 14점을 냈다. 신명난 선수가 많아질수록 LG는 여름이 와도 바다가 아닌 산으로 갈 것이다.
잠실=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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