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코리안 특급' 한화 박찬호(39)가 휴식 끝 복귀신고를 화끈하게 했다.
박찬호는 10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넥센과의 홈경기에서 5⅓이닝 동안 4안타 4사구 3개 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8대1 승리를 견인했다.
팀은 2연패에서 탈출했고, 박찬호도 선발 2연패 끝에 시즌 3승째(4패)를 챙겼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이날 경기를 시작하기 전 "앞으로 박찬호가 선발 로테이션을 건너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이날 12일 만의 등판이었다. 지난달 29일 삼성전 패배 이후 3일 LG전이 순서였지만 한 감독은 휴식을 주기 위해 로테이션 건너뛰기를 결정했다.
사실 박찬호는 지난 삼성전에서 올시즌 최악의 피칭을 했다. 7안타 4사구 4개, 5실점을 하며 올시즌 가장 적은 3⅔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당시 패전 때문에 박찬호가 던지지 못할 상황은 아니었다. 컨디션이 다소 저하된 만큼 무리했다가 부상의 염려도 있고 해서 한 번 걸러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선발 투수에게 오랜 휴식이 되레 독이 되지 않을까하는 기우도 있었지만 한 감독은 "박찬호는 베테랑이다"며 여유를 보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한 감독이 그럴 만했다.
시작은 미미한 듯했다. 1회 1사 후 정수성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뒤 유한준 타석에서 도루를 허용했다. 이어 유한준에게 좌중간 2루타까지 맞으며 선제점을 내줬다. 초반 제구가 불안한 모습이었다. 탄착점이 높았고, 특유의 윽박지르는 결정구도 위력이 떨어져 보였다.
2회까지 벌써 43개나 던지며 투구수 관리에도 난조를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는 워밍업일 뿐었다. 3회부터 비로소 본연의 모습을 되찾았다. 스피드보다 낮게 파고드는 직구와 적절한 볼배합으로 무장한 노련미를 앞세워 넥센 타선을 요리하기 시작했다. 4, 5회 실점위기에서도 맞혀잡는 정면승부로 맞불을 놓는 위기관리 능력은 양념이었다.
박찬호는 "초반에 파울 타구를 많이 맞는 바람에 다소 고전했지만 직구 위주로 공격적으로 낮게 승부하자는데 초점을 맞추니 잘 풀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이날 직구 최고 시속 147㎞를 찍었고, 총 91개 투구 가운데 직구(34개)와 슬라이더(27개), 투심 패스트볼(23개)을 고르게 구사했고, 커브(4개)와 체인지업(3개)을 가끔 섞었다.
특히 서서히 달아오른 박찬호의 위세는 상대 마운드에 영향을 끼쳤다. 넥센 타선이 선취점 이후 몰아붙여야 할 찬스를 번번이 놓치게 되자 선발 강윤구가 흔들린 것이다. 강윤구는 4회 2사 만루에서 이례적으로 3타자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자멸했다.
5회말 김태균의 4-1로 달아나는 솔로포(시즌 7호)를 기분좋게 맞이하며 승리요건을 완벽하게 갖춘 뒤 마운드를 내려간 박찬호는 7회말 최진행의 쐐기 3점포에 커다란 박수를 쳤다.
박찬호는 "푹 쉰 만큼 부담이 없었다. 언제나 그랬듯 오늘은 반드시 승리를 챙기자는 다짐으로 마운드에 섰다"면서 "바깥쪽 패스트볼과 낮은 제구가 의도한 대로 잘 먹혀들었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박찬호는 경기장을 찾은 초등학교 야구부 어린이들을 따로 불러모아 일일이 안아주고 기념촬영을 하며 뜻깊은 뒷풀이를 했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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