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 이동국(33·전북)의 또 다른 별명은 '중동킬러'다.
89차례의 A매치 출전에서 28골을 얻었다. 이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10골을 중동팀에게 얻었다. 오랜기간 A대표팀에서 활약하면서 자연스럽게 중동팀을 만날 기회가 많았던 면도 작용을 했다. 탁월한 위치 선정과 골 감각은 아시아 무대에서 빛이 났다. 중동팀과의 맞대결 때마다 기대를 받았던 이유다.
카타르전에서 제 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다. K-리그 전북 현대에서 찰떡 궁합을 자랑했던 최강희 감독의 믿음 속에 선발 출전 기회를 부여 받았다. 후반 중반까지 분주히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득점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채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일부에서는 이날 경기를 두고 "이동국이 빠진 뒤 공격 흐름이 한결 매끄러워졌다"고 평했다. 말 그대로 이동국의 활약이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중동킬러'의 자존심은 상처를 받았다.
사실 이동국이 제 몫을 완전히 하지 못했다고 볼 수만은 없다. 상대 수비진을 끌고 다시면서 다른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내준 부분은 이해할 만하다. 이근호와 곽태휘(이상 울산)가 세트플레이에서 득점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위치 선동도 있으나 이동국이 수비수들을 몰고 다닌 점도 한 몫을 했다. '언성 히어로(Unsung Hero)'까지는 아니어도 최 감독이 의도했던 부분에서의 활약은 해줬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원톱의 최우선 임무가 득점이라는 것에 이의를 달 수는 없다. 이런 점 때문에 이동국의 카타르전 활약을 부진으로 볼 수 있다.
공격수는 골로 말하면 된다. 기회는 아직 7차례나 남았다. 카타르전을 마친 뒤 치르는 레바논전은 충분히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만하다. K-리그 일정을 마치고 A대표팀에 합류, 다소 부산하게 준비했던 카타르전과 달리 레바논전에서는 한결 여유가 생겼다. 익숙한 홈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치르는 만큼 부담감과 피로감이 상쇄되는 부분이 있다. '구국라인'으로 대변되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지원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잠시 멈췄던 득점포의 재가동도 기대를 해볼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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