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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극장가, 윌 스미스 물 먹였다

by 정해욱 기자
영화 '후궁: 제왕의 첩'은 지난 6일 개봉한 이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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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연속이다. 6월 극장가에선 모든 게 거꾸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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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의 모든 것'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지난달 17일 개봉했다.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던 '어벤져스'와 맞대결을 펼쳐야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때문에 한국영화가 제대로 기를 못 펼 것이란 부정적인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모두의 예측을 뒤엎었다. 개봉 첫날 한국영화 '돈의 맛'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뒤, 단 한 차례 '어벤져스'에 1위 자리를 내줬을 뿐 5월 23일까지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독식하다시피 했다. 개봉 1주일 만에 100만 관객을 뛰어넘었다.

지난달 24일엔 할리우드 톱스타 윌스미스를 앞세운 '맨인블랙3'가 개봉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예상대로' 박스오피스 2위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8일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한 뒤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지난 11일까지 346만 2680명을 동원하면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손익분기점(150만)은 진작에 넘어섰다. '맨인블랙3'의 누적관객수(11일 기준)는 303만 9857명. 언뜻 보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막대한 제작비에 비춰봤을 땐 기대 이하다. 5월 방한 행사에 직접 참여하는 등 영화 흥행에 공을 들였던 윌 스미스로선 '내 아내의 모든 것'이란 의외의 복병 때문에 '물 먹은'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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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의 모든 것'의 흥행이 '반전'인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영화가 멜로 장르란 점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멜로 장르의 영화는 200만 관객만 돌파해도 성공작이란 얘길 들었다. 지난 3월 개봉해 400만명을 넘게 동원한 '건축학개론'은 그야말로 '예외'일 뿐이었다. 그런데 개봉 21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한 '내 아내의 모든 것'은 '건축학개론'(27일 만에 300만 돌파)보다 흥행 속도가 빠르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의 바통은 '후궁: 제왕의 첩'(이하 후궁)이 넘겨받았다. 지난 6일 개봉해 10일 하루를 제외하곤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이 영화가 예상을 깨고 휴일에도 1위 자리를 지켰다는 것. '후궁'에 출연한 한 주연배우의 소속사 관계자 역시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놀란 기색을 보였다. 가족 단위 관객이 많이 몰리는 휴일엔 전체관람가 등급의 영화가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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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개봉한 외화 '프로메테우스'도 힘을 쓰지 못했다. 오히려 '내 아내의 모든 것'이 2위를 기록하며 꾸준한 관객몰이를 했고, '프로메테우스'와 '맨인블랙3'는 3~4위권으로 밀려났다.

올 상반기 '은교', '간기남', '돈의 맛' 등 주연배우들의 파격노출로 관심을 끌었던 영화들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꾸준히 유지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후궁'은 달랐다. "파격노출 영화도 할 수 있다"는 반전까지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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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내 아내의 모든 것'과 '후궁'이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로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는 점도 반전이다.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선 임수정이, '후궁'에선 조여정이 중심이 된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영화계엔 '여배우 기근 현상'이 두드러졌다. 여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는 흥행에 성공하기 힘들다는 얘기도 나왔다. 극장가에서 스릴러와 액션 장르가 유행하면서 여배우의 역할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아내의 모든 것'과 '후궁'이 선전을 하면서 여배우들의 입지가 한층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영화 장르의 다양화도 기대해볼 수 있을 전망.

'후궁'은 지난 11일까지 107만 4937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지난달 17일 개봉한 '내 아내의 모든 것'은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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