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신경전은 또 다른 백미다. 각 팀 사령탑들의 걸쭉한 입담은 최고의 재료다.
'젊은피' 최용수 서울 감독(41)과 신태용 성남 감독(42)은 선두 주자다. 두 감독의 입은 늘 관심이다. 신 감독의 언변은 거침이 없고 공격적이다. 201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후 1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을 앞에 두고 "내가 생각해도 난 난 놈이다"라고 해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올시즌 대행 꼬리표를 뗀 최 감독은 억양이 센 부산 사투리에 말투가 어눌한 듯 보이지만 가감이 없다. 어록을 탄생시킬 정도로 위트와 재치가 넘친다.
지난해 그라운드에서 두 차례 만났다. 1승1패,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5월 29일 성남 안방에서 신 감독이 2대0으로 먼저 웃었다. 경기를 앞두고 최 감독은 "독수리가 여우한테 이긴다"고 했다. 신 감독은 "독수리가 이긴다고, 함 보지"라며 비웃었다. 경기 후 신 감독은 의기양했다. 최 감독의 뒤를 이어 기자회견에 참석한 그는 "(최)용수가 앉은 자리야. 어, 좋았어. 먼저 기자회견할 때 와서 놀려줄 걸"하며 통쾌해 했다. 이후 최 감독은 '이솝 발언'을 접었다.
10월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두 번째 대결은 정반대였다. 최 감독이 3대1로 승리했다. 경기 전 신 감독이 불쑥 최 감독의 방을 찾았다. 오고가는 '말장난' 속에 날은 감췄다. 웃음 꽃이 활짝 피었다.
두 사령탑은 허물이 없다. 막역하다. 신 감독(88학번, 최용수 90학번)이 두 학번 위다. 종종 골프와 술자리를 갖는다. 흥미넘치는 K-리그를 위해서도 머리도 맞댄다. 팬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던질 각오가 돼 있다. 패기 넘치는 지도자들이다.
FC서울과 성남이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에서 충돌한다.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15라운드다. 올시즌 첫 만남이다.
분수령이다. 서울은 14라운드에서 1위를 탈환했다. 승점 31점(9승4무1패)으로 16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30 고지'를 밟았다. 1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안방에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성남전을 필두로 껄끄러운 강팀들과의 차례로 대결한다. 성남(홈)→포항(원정)→수원(홈·FA컵 16강전)→울산(홈)전이 기다리고 있다. 상승세의 분위기를 잇기 위해서는 성남전이 중요하다.
성남은 시즌 초반 아시아챔피언스리그와 병행하면서 상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막이 내렸다. 성남은 16강에서 탈락했다. 이제 K-리그에 올인해야 한다. 성남은 9일 피스컵 출전으로 앞당겨 벌인 경남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하며 순조롭게 6월을 열었다. 한 경기를 더 치른 현재 승점 21점(6승3무6패)으로 7위에 포진해 있다. 서울을 제물삼아 상위권 도약을 꿈꾸고 있다.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신 감독은 9일 "어느 팀이 진짜 명문인지 승부를 가리고 싶다"며 선전포고를 했다. 최 감독은 12일 "성남은 K-리그 역사를 가지고 있는 팀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FC서울은 세계적인 클럽 62위(영국의 '브랜드 파이낸스'가 발표한 브랜드 가치평가)라는 객관적인 지표도 가지고 있고, 유소년 육성정책, 많은 관중 등 다양한 방면에서 K-리그 선두구단의 면모를 가지고 있지 않나"라며 맞불을 놓았다. 그리고 "좋은 우정은 우정일 뿐, 승부를 두고 살아가야 하는 운명이다. 경기가 상당히 기다려진다"며 웃었다.
스토리가 넘친다. 두 감독의 '목요일(14일) 운명'은 90분 드라마로 결말이 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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