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여자농구, 미래는 올림픽 성적에 달려있다.
여자농구대표팀이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터키 앙카라에서 열리는 2012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을 위해 13일 오후 11시50분 출국했다. 최종예선에 앞서 현지에서 열리는 터키 영국 아르헨티나와의 4개국 친선대회 참가를 위해 다소 빨리 짐을 쌌다. 현지 적응력을 높이고자 하는 게 주된 목표다.
이번 대회에 걸린 올림픽행 티켓은 총 5장. 4개조 1,2위끼리 결선토너먼트를 치러 승리한 4팀과 패자부활전에서 살아남은 1팀이 런던으로 간다. 대표팀은 크로아티아, 모잠비크와 함께 C조에 편성돼 있다. 26일 모잠비크와 첫경기, 27일 크로아티아와 두번째 경기를 치른다. 결선 토너먼트는 29일이다.
사실 FIBA(국제농구연맹) 랭킹을 보면, 올림픽 출전은 낙관적이라고 볼 수 있다. 9위에 올라있는 한국은 예선에서 한수 아래로 평가되는 31위 크로아티아, 37위 모잠비크와 붙는다. 결선에서 만나게 될 D조 팀을 살펴보면, 프랑스(8위)를 제외하고 캐나다(11위)나 말리(19위)는 비교적 손쉬운 상대다. 예선에서 1위를 한다면, 무난히 결선 토너먼트에서 승리할 수 있다.
대표팀은 목표를 런던행 티켓이 아닌, 올림픽으로 잡아야만 한다. 최종예선은 올림픽의 전초전 성격으로 봐야 한다. '대위기'를 맞은 여자농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여자농구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신세계 농구단의 해체 발표로 위기에 빠졌다. 신세계는 오는 7월31일까지만 존속된다. 잠시 유예기간을 만든 셈이다.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은 이때까지 새 주인이 나타나기만을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지만, 좀처럼 나서는 기업이 없는 상황이다.
관리구단 체제는 불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꿈도 꾸지 못할 실정이다. WKBL은 다른 연맹·협회에 비해 재정적으로 넉넉한 상황이 아니다. 게다가 김원길 총재를 비롯한 지도부가 모두 물러난 뒤 수장 없이 표류중이다.
5개 구단 단장으로 이뤄진 이사회가 지휘를 맡고 있지만, 이사회가 올림픽 최종예선에 연맹 관계자를 보내는 데도 난색을 표할 정도로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 자칫 협회나 연맹 관계자 없이 대표팀만 최종예선이 열리는 터키에 다녀오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7월까지 인수기업을 찾지 못하면, 해체된 신세계에서 뛰던 선수들은 나머지 5개 구단에 새 둥지를 틀어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원치 않게 유니폼을 벗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고작 5개 구단으로 운영된다면, 이는 리그의 존속 여부와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다.
현재 대표팀 주장은 신세계의 베테랑 주전 가드 김지윤이다. 주전포워드 김정은 역시 신세계 소속. 신세계 소속 선수는 대표팀 12명 중 2명 뿐이지만, 모두가 나몰라라 하는 상황은 아니다. 선수들은 함께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로 하나로 뭉치고 있다.
주장 김지윤은 "대표선수들 모두 신세계의 문제가 아닌, 여자농구 전체의 위기로 느끼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이슈를 만들어야 한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 여자농구에 대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게 우리 선수들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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