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승리투수가 됐는데 그게 마침 한화라서 안타깝네요."
이래서 인생이 희한하다. 1년간 FA미아로 있다가 돌아온 SK 최영필이 첫 승을 신고했는데 그게 공교롭게도 그 상대가 한화였다. 최영필은 15일 인천 SK전서 2-2 동점이던 8회초 선발 윤희상을 구원해 등판, 1⅓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타선이 8회말 2점을 얻은 덕분에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지난 2010년 이후 728일만에 거둔 통산 37승째.
함께 한 10년의 정과 함께 계약을 못하고 미아가 되게 한 아픔도 함께 가진 한화전서 승리를 한 것에 대해 최영필은 활짝 웃지는 못했다. "어렵게 한국 프로야구에 복귀해 오랜만에 승리투수가 됐는데 그게 또 마침 한화라서 개인적으로 안타깝다"라고 한 최영필은 "10년간 한화에서 뛰었지만 지금은 SK의 선수로 뛰고 있다. 이때까지 던졌던 다른 경기와 같은 페넌트레이스 경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승리투수가 됐지만 기록의 하나일 뿐이다. 팀이 1승을 추가한 것에 의미를 두고싶다"고 한 최영필은 "호투한 (윤)희상이가 승리를 못챙겨 아쉽다. 내 임무가 선발과 마무리 사이의 가교역할이다. 그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지난 2010년 FA를 신청했다가 친정인 한화와 계약에 실패하고 보상선수라는 '걸림돌' 때문에 타 구단의 러브콜도 받지 못해 FA미아가 됐던 최영필은 지난해 일본 독립리그에 진출하는 등 현역생활을 계속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결국 올해초 한화가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이적의 길이 열렸고 SK가 새로운 둥지가 됐다.
최영필은 1년간 한국 프로야구에서 떠나 있었지만 실력은 여전했다. 지난 5월 30일 목동 넥센전서 이적후 첫 등판을 한 최영필은 이날까지 9경기에 등판해 14⅔이닝 동안 10안타 1실점해 평균자책점 0.61을 기록했다. 과부하에 걸리던 불펜진에 숨통을 틔웠다.
최근 "아들과 함께 현역 유니폼을 입고 뛰고 싶다"는 바람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며 아들인 종현군이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최영필은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내가 몸관리에 최선을 다해야하고 종현이도 열심히 해야한다"라며 "나 때문에 관심을 받게 돼서 부담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지금까지 잘해왔으니 앞으로도 학생으로서 부담갖지 말고 열심히 하면 좋겠다"라고 아들에게 사랑을 보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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