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행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두산 토종 에이스 김선우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당사자만큼 답답한 사람이 있을까. 김선우는 부진의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삼성과의 경기가 열린 17일 잠실구장. 김선우는 4⅔이닝 동안 7안타를 맞고 7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던 전날 경기에 대해 "솔직히 올해 들어와서 느낌이 가장 좋았던 경기다. 1회 첫 타자(박한이)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감이나 전에 생각했던 것들이 잘 이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는 나빴다. 5회에는 최형우에게 직구를 던지다 투런포를 허용하는 등 제구가 불안했다.
김선우는 취재진에게 "내가 작년과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투구폼이 달라졌고, 제구력도 높게 형성되고 있다는 말에 김선우는 "이런 질문은 우리 후배들은 물론 상대팀 타자에게도 한다. 부진의 원인을 찾고 있는 과정인데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 변명처럼 들릴 것이다. 굳이 얘기를 하자면 작년에는 초구 또는 2구에 치라고 던졌는데, 올해는 초구부터 안 맞으려고 완벽하게 던지려고 하고 있다. 이것이 문제다"라고 했다.
마인드 측면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무릎과 팔꿈치 통증은 고질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될 수 없다. 김선우는 "작년에는 솔직히 (고참으로서)책임감과 의무감보다는 내 공을 던지는데 집중했다. 그런데 올해는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졌다"며 "물론 후배들과 이야기하고 팀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나의 본업이다. 그런데 진짜 본업도 잘 따라가 줬으면 좋겠는데 그게 안되고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때마침 허구연 MBC 해설위원이 옆을 지나가면서 "며칠 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하자 김선우는 "팀에서 2군에 보내면 그것도 당연히 받아들일 수 있다. 내가 지금 자존심을 내세울 때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사실 김선우의 부진을 바라보는 후배들의 마음도 편치 않다. 2군서 컨디션을 회복중인 임태훈은 이날 김선우를 보더니 "(2군에 와서)함께 해요"라며 농담을 하면서도 "사실 선배님에 대해 마음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나의 롤모델이시지 않습니까"라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김선우는 현재 '열린 마음'으로 문제를 진단하고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 물론 김진욱 감독의 신뢰도 변함이 없다. 현재로서는 컨디션 회복의 계기를 하루빨리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선우는 오는 22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등판한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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