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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감독 '모험 통해 전남 미래를 보다'

by 하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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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승점 3이 아니었다. 이 속엔 정해성 전남 감독의 희열이 있었고, 큰 그림이 있었다. 전남의 미래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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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이 베스트 멤버를 대거 제외한 채, 3승2무의 상승세를 타던 대전에 1대0 승리를 거뒀다. 1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16라운드 원정경기였다. 정 감독은 파격적인 선발진을 내놨다. 코치진조차 만류할 정도였다. 대구전에서 0대3의 대패를 당한 뒤라 정 감독도 살짝 흔들리긴 했지만 미리 짜둔 계획대로 밀어 붙였다. 도박에 가까웠다.

윤석영 안재준 이현승 김영욱 이종호 등 베스트 멤버가 빠졌다. 심지어 팀의 대들보이자 뒷문을 지키는 골키퍼 이운재도 벤치에 앉았다. 골키퍼 류원우를 비롯해 이상호 정근희 정현윤 김동철 신영준 공영선 등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이 대전 격파에 나섰다. A매치 휴식기로 인해 18일 동안 6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에 대비한 고육지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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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싸매고 고민한 노력이 최고의 결과로 돌아왔으니 정 감독이 한껏 고무된 것은 당연했다. "내가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이번 승리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기쁘다.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해줬다."

더욱 기쁜 것은 한 마리도 못잡을 뻔 했던 토끼를 동시에 세 마리나 잡았다는 것. 치열한 순위싸움이 전개되는 가운데 귀중한 승점 3을 얻었다. 전남은 승점 21(5승6무5패)로 9위로 순위를 끌어 올리며 스플릿시스템의 상위리그 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비축함과 동시에 주전 경쟁에도 불을 지폈다. "광양에 남아 있던 선수들이 체력을 비축해서 FA컵 16강전(전북전·20일)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앞으로 더 긴장해야 할 것이다. 대전전에 나갔던 선수들은 2군이라기보다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일 뿐이다. 앞으로 경기력에 따라 기회가 많이 주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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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투혼은 베스트 멤버의 것, 그 이상이었다. 정신력을 강조하는 정 감독의 성격상 앞으로의 치열한 주전 경쟁이 예상된다.

정 감독은 마지막으로 '미래'라는 단어를 꺼냈다. "고등학교 막 졸업한 어린 선수들이 많이 출전했는데 실수도 많았지만 이들도 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올시즌 뿐만 아니라 전남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을 발견한 것이 이번 승리의 가장 큰 수확이었던 것이다. 특히 이운재 대신 출전한 류원우를 발견한 것이 전남 미래를 더욱 밝게 했다. K-리그 1경기 출전 경력이 전부였던 류원우는 이날 선발 출전해 신들린 선방을 선보였다. 페널티킥을 막아냈고 빠른 판단력으로 공간을 좁히며 대전의 1대1 찬스도 무력화 시켰다. 정 감독은 "원우가 이제 냄새 좀 맡은 것 같다. 평소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더니 일을 냈다. 순발력이 좋다. 이운재 다음 골키퍼는 누굴까 생각을 많이 했는데 고민을 덜어줬다"며 흡족해 했다. 정 감독의 고민과 결단이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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