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이코노미석(일반석)는 앞뒤 좌석 간격이 짧다. 보잉 747-400 여객기를 기준으로 이코노미클래스의 앞뒤 좌석 간격은 약 86㎝. 일반인들도 다리를 펴기에는 상당히 좁다. 일부 승객들은 이코노미석을 '닭장'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배구 선수들의 고충은 더하다. 남자배구 선수들의 경우에는 1m90이 넘는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여자선수들 역시 1m70에서 1m80은 기본이다. 김연경은 1m92, 양효진은 1m90에 이른다. 이들이 이코노미석에 타기 위해서는 남들과는 다른 능력이 필요하다.
우선 '비상구 앞 좌석 선점'이다. 비상구 앞 좌석은 앞뒤 간격이 약 1m52정도로 보통 좌석에 비해 2배 가량 길다. 의자가 뒤로 젖혀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다리를 펼 수 있다는 것으로 만사OK다. 배구 선수들로서는 혼자 여행할 때는 꼭 비상구 앞 좌석이 있으면 달라고 요청한다. 요즘에는 웹체크인을 통해 비상구 앞 좌석을 선점한다.
단체로 갈 때는 보통 주무가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부상 선수가 우선이다. 키가 크면서도 고참 선수 위주로 비상구 앞 좌석을 요청한다. 만약 비상구앞 좌석이 다 나갔으면 골치다. 이럴 때는 큰 선수와 작은 선수를 절묘하게 배치한다. 물론 선수들끼리 서로 자리를 바꿀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선수들도 노하우가 생겼다. 일단 빈좌석을 노린다. 이륙 후 비어있는 좌석을 향해 달려간다. 아무래도 두 세자리를 차지하면 옆으로 발을 뻗을 수 있다.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몸을 이리저리 움직인다. 혈액 순환을 위해서다. 틈틈이 스트레칭도 한다. 비행시간이 2~3시간 정도인 아시아지역 비행은 조금 낫다. 유럽이나 남미 원정을 갈 때면 죽을 맛이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도 이런 상황 아래에서 18일 밤 오사카에 도착했다. 중국 포샨에서 2012년 월드그랑프리 여자배구 2주차 경기를 마친 대표팀은 광저우와 베이징을 거쳐 오사카에 입성했다. 선수들은 비행 내내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어주었다. 대표팀은 19일 공식 일정 없이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오후 개인 훈련만 예정되어 있다. 이 역시 자율이다.
공식 일정은 20일부터 시작한다. 독일과 터키 대표팀은 20일 합류 예정이다. 대표팀은 22일 오사카중앙체육관에서 터키와, 23일은 독일, 24일은 일본과 월드그랑프리 여자배구 3주차 경기를 펼치게 된다.
오사카(일본)=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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