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서 전체 1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한화 유창식은 통산 4승 투수다. 공교롭게도 모두 한 팀을 상대로 거둔 승리다. '난 한 놈만 팬다'는 말이 떠오를 정도다. 유창식이 19일 대전 LG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거뒀다. 전날까지 8승무패였던 LG 에이스 주키치를 제압했다. LG를 상대로 강한 이유를 묻자 "모른다"는 대답이 이어졌다.
좌완투수 유창식은 입단 때부터 '7억팔'로 기대를 모았지만, 아직 완성된 투수는 아니다. 2년차 유망주에 불과하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과거에 비해 드래프트 상위순번 선수들이 프로에서 좀처럼 자리 잡지 못하는 '특급 신인 기근'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선수다. 하지만 유독 LG만 만나면 펄펄 난다. 올시즌 LG 상대로 3승 평균자책점 1.86이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오는 걸까.
난 한 놈만 팬다, '○○ 킬러' 누구 있나?
유창식 외에도 특정팀에게 강한 투수는 많다. 선발투수 기준으로 승수와 평균자책점을 고려하면 거의 모든 구단이 천적을 갖고 있다.
같은 왼손투수인 롯데의 유먼 역시 LG 킬러다. 2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했다. 완봉승도 있었다. 로테이션이 엇갈려 4월 이후 LG전에 등판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쉬울 정도다.
삼성은 두산 니퍼트와 이용찬, LG 주키치 등 다소 많은 투수들에게 약점을 보였다. 니퍼트가 삼성 상대로 3승 평균자책점 1.35, 이용찬이 2승 평균자책점 0.43, 주키치는 2승 평균자책점 0.66을 기록했다.
두산 이용찬은 올시즌 삼성에게 2승 평균자책점 0.43으로 강했다. 이승엽 최형우 등 중심타선을 상대로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포크볼이 잘 먹혀들어갔다. 3일 대구경기에서 이용찬의 공에 헛스윙하며 주저앉은 박석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6.03/
주키치는 넥센 상대로도 강했다. 3경기서 2승에 평균자책점 1.31. 전구단 상대 승리에 KIA와 롯데만을 남겨두고 있는 만큼 상대팀을 가리지 않는 모습이지만, 유독 넥센만 만나면 작아지는 LG에겐 주키치가 큰 힘이 됐다.
두산은 '돌아온 빅리거' 박찬호에게 약했다. 박찬호는 국내 무대 3승 중 2승을 두산 상대로 거뒀다. 등판한 2경기 모두 승을 챙겼고, 평균자책점 역시 2.03으로 좋았다.
롯데는 넥센 나이트(3경기 2승 평균자책점 0.44)에게, SK는 롯데 이용훈(2경기 2승 평균자책점 0.75) 한화는 삼성 장원삼(3경기 3승 평균자책점 0)에게 시쳇말로 '호구'를 잡혔다.
상대성의 법칙, 천적관계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렇게 특정팀만 만나면 프로야구 최고의 에이스로 돌변하는 이들이 생기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상대성'이다.
수년 전부터 LG를 상대하는 팀은 왼손투수를 전면에 내세우는 일이 잦다. 로테이션을 조정하는 등의 표적 등판도 많았다. 이는 LG 타선에 좌타자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좌우놀이'라고 폄하하는 시선도 있지만, 통계를 보면 분명 왼손타자에게 왼손투수는 상극인 게 사실이다. 좌타자가 과거에 비해 왜 많아졌는가. 오른손투수의 공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였다.
'LG 킬러'라는 소리를 듣는 투수들을 살펴보면, 거의 다 왼손투수들이다. 이처럼 상대 타선의 약점을 파고드는 투수들이 분명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좌타자가 많은 삼성 역시 주키치를 비롯한 왼손투수들에게 약하다.
단순히 투수 유형에 따라 갈리는 건 아니다. 지난해까지 정대현만 만나면 작아졌던 '빅보이' 이대호가 예가 될 수 있다. 객관적인 실력을 떠나 투수의 피칭 타이밍과 타자의 스윙 궤적이 상극인 경우가 존재한다. SK 김강민은 수년 전부터 "두산 이재우 선배의 타이밍은 내 폼과 상극이다.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포크볼을 주무기로 쓰는 이용찬에게 삼성 타선이 약한 것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이승엽은 일본 생활 내내 바깥쪽 떨어지는 변화구에 고전했다. 포크볼러 이용찬은 올시즌 이승엽과 처음 만나 9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강하다. 같은 좌타자 최형우 역시 8타수 1안타로 약했다. 이용찬은 왼손타자 바깥쪽 꽉 차게 구사되는 포크볼로 삼성 중심타선을 농락한 셈이다,
이외에 '익숙함'이라는 무기도 있다. 두산을 상대로 강한 박찬호가 이에 해당될 수 있다. 박찬호는 김경문 전 감독과의 인연으로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비시즌 때 두산 스프링캠프에서 함께 훈련했다. 두산 타자들이 친근하고, 특성도 잘 파악하고 있을 수 밖에 없다. 친정팀 상대로 강한 투수들 또한 '익숙함'이 무기다.
LG를 상대로 첫 선발승, 첫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유창식처럼 특정 팀을 상대로 호투하기 시작하면, 천적 관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투수 스스로 마운드에서 '오늘도 할 만 한데'라는 자신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반대로 상대 타자들은 '왜 저 투수만 만나면 꼬이지'라는 생각에 발목을 잡히기도 한다. 이런 천적 관계가 있기에 야구가 더 재밌는 게 아닐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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