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중요한 문제인데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 8시즌을 채워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선수는 적어도 해외진출 문제에 있어서는 진정한 FA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난해 1월 KBO 이사회는 4년제 대학 졸업 선수에 한해 FA에 필요한 풀타임 9시즌을 8년으로 줄였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FA가 되더라도 국내 다른 팀으로는 옮길 수 있어도 해외진출을 추진할 수는 없다. 해외진출의 경우엔 FA 조건으로 기존의 풀타임 9시즌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진출 FA, 1년 더 필요한 이유
이처럼 대졸 FA의 자격을 이원화해놓은 건, 선수들이 되도록이면 한국 리그에서 계속 뛰도록 유도하려는 게 근본적인 이유다.
사실 대졸 FA 자격을 9년에서 8년으로 완화해주는 건 2009년말부터 나왔던 얘기다. 그때는 '4년제 대졸 선수'란 조건 외에 '군필자'라는 조건까지 있었다. 그후 수정이 되면서 군필자 조건이 사라졌다.
선수들은 팀을 고를 수 있는 권리를 조금 더 빨리 얻게 됐다. 대신 핵심 선수가 너무 빨리 해외무대에 진출해 국내 구단과 리그가 영향받는 일은 없어야한다는 취지였다.
오승환 케이스
사실 대졸 8년차 FA 가운데 해외진출을 시도할만한 케이스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의 유일한 사례가 삼성 마무리투수 오승환이다.
단국대를 졸업한 오승환은 2005년에 데뷔했고 내년 시즌이 끝나면 풀타임 8시즌을 마치게 된다. 2010년에 부상과 부진 때문에 등록일수가 모자랐다.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오승환에 대해선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삼성의 오치아이 투수코치는 지난해 "오승환이 일본에 가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만큼 기대된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오승환이 내년말 FA가 되더라도 풀타임 9시즌을 마친 건 아니기 때문에 해외진출을 시도할 수는 없다. 내년말에 FA 신청을 하지 않고 1년 기다린 뒤 2014시즌이 끝나고 해외진출을 시도하는 건 가능하다.
'7년차 해외진출 FA'는 가능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내년 시즌이 끝난 뒤 구단 동의하에 해외진출을 추진하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엔 오승환은 진정한 FA가 아닌, 기존 룰인 '7년차 해외진출 가능 선수'의 기준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즉, 미국행을 시도할 경우는 포스팅시스템을 거쳐야하며 일본으로 가기 위해선 이적료가 발생한다. 오승환이 최고 레벨의 투수인 건 분명하지만, 포스팅시스템이나 이적료의 조건이 따라붙을 경우엔 해외진출은 쉽지 않게 된다.
내년 시즌을 마친 뒤 오승환이 FA 신청을 하면, 무조건 국내에서 뛰어야한다는 것이다. 물론 삼성이 최고 마무리투수인 오승환을 잡으리라는 건 예상되는 결과다.
KBO 관계자는 "오승환을 예로 들자면, 내년말에 FA 신청을 안해도 구단과 약속을 하고 해외에 나갈 경우엔 FA 권리를 한번 쓴 걸로 보게 된다. 그래서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올 경우 FA 상태가 아니라 다시 4년의 재취득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완전한 FA가 된 뒤 해외에서 뛰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승엽 김태균 이범호 등과는 다른 케이스라는 것이다.
오승환은 이에대해 "8년차, 9년차 조건에 대해선 알고 있었다. 지금 현재로선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구=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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