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에서 전경기 출전 선수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예전엔 10명이 넘게 배출된 적도 있었지만 2000년대 들어 갈수록 줄어들더니 최근엔 5명도 되지 않는다.
지난 2010년 강정호(넥센) 안치홍(KIA) 조인성(LG) 등 3명만이 전경기에 나섰다. 이는 지난 88년(김광수 이순철 장종훈)에 이어 역대 최소 타이 기록이다. 지난해엔 강동우(한화) 이대호 전준우(이상 롯데) 최형우(삼성) 등 4명만 개근했다.
올해도 전경기 출전 선수는 많지 않을 것 같다. 아직 반도 치르지 못했는데 전경기에 나선 선수가 겨우 7명 뿐이다. 오지환(LG) 강정호 박병호(이상 넥센) 황재균(롯데) 정수빈(두산) 김선빈(KIA) 장성호(한화) 등이 개근상을 받을 수 있는 후보다. 벌써 SK와 삼성은 모든 후보가 탈락했다.
전경기 출전은 실력과 함께 몸관리도 잘하고 여기에 강한 정신력까지 겸비했다는 뜻이 들어있다. 경기에 나가려면 실력이 있어야하고 실력이 있어도 체력관리가 돼야한다. 경기를 치르다보면 잔부상이 없을 수가 없는데 이를 참고 나오는 강한 정신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엔 선수들이 여러 이유로 경기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부진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부상에 의한 것이다. SK 선수중 유일하게 전경기 출전을 하던 최 정은 지난 일 1경기를 쉬었다. 등에 담이 왔기 때문. 여러 선수들이 이런 저런 작은 부상으로 빠진다. 최근 각 구단의 훈련량이 많아지면서 선수들이 부상을 치료할 시간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부상을 달고 시즌을 시작하는 선수도 있다.
최근 트렌드 변화도 전경기 출전을 막고 있다. 예전엔 그런 부상에도 참고 나가 뛰는 것이 미덕이었지만 지금은 그러다 더 큰 부상을 당했을 때 팀에 손해를 끼칠 수 있어 오히려 쉬게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팀을 위해 아픈 것을 참아야한다'에서 '팀을 위해 아프면 쉬어야한다'로 바뀐 것.
이러한 경향 때문에 연속 경기출전 기록이 세워지질 않는다. 지난해 전경기 출전했던 4명이 올시즌엔 벌써 경기에서 제외돼 연속 경기 출전 기록이 깨졌다. 역대 최다 연속경기 출전 기록은 최태원 LG코치가 가지고 있는 1014경기다. 95년 4월 16일부터 2002년 9월 8일까지 약 8년간 한 경기도 쉬지 않았다. 이 기록 때문에 최 코치의 별명은 '철인'이 됐다. 역대 3위인 이범호(KIA)가 한화시절에 세운 615경기가 가장 최근에 세운 연속경기 출전 기록이다.
현재 최다 연속경기 출전 선수는 장성호다. 지난해 오른쪽 어깨 수술로 인한 재활 때문에 초반 17경기에 나가지 못했던 장성호는 4월 24일 대전 두산전부터 출전하기 시작했고 이후 올해까지 한경기도 쉬지 않고 출전하고 있다. 지난해 116경기와 올해 20일까지 60경기를 뛰어 총 176경기 연속 출전이다.
몇년씩 전경기에 출전하며 '철인'이라는 명예스런 호칭을 받을 선수가 언제쯤 탄생할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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