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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고발]롯데家 안주인과 막내딸의 묘한 경영행태

by 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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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 5조원 이상의 국내 63개 기업집단을 상호출자제한 그룹으로 묶고 있다. 이른바 거대 기업군, 그룹이다. 상호출자제한 뿐만 아니라 계열사간 일감 몰아주기 규제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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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를 만들면 공정위에 신고를 해야하고 일정 규모의 계열사간 거래는 공시도 해야한다. 이유는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는 규모가 커 시장경제를 혼탁하게 만들고, 국가경제에도 큰 해악을 끼치기 때문이다.

재계 5위인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비밀스럽게 운영하는 기업이 있다. 모든 정황으로 볼때 계열사임이 분명하지만 공식적인 계열 편입은 없고, 뒤에서는 노골적으로 일감을 몰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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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서미경씨(53)와 딸 신유미씨(29)가 대주주로 있는 유원실업과 유기개발에 불편한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신유미씨는 신 총괄회장과 서씨 사이에 혼인신고가 없었지만 신 총괄회장의 호적에 올라 있다. 신유미씨는 젊은 나이에 롯데호텔 고문(임원)이다.

유원실업은 롯데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롯데시네마에서 팝콘과 음료수를 독점 판매하는 회사다. 유원실업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 매점을 운영하고, 신영자 롯데장학 복지재단 이사장(신격호 회장의 큰 딸)이 대주주인 시네마통상은 주로 일부 수도권 지역, 지난해 7월 롯데그룹에 편입된 시네마푸드는 지방 롯데시네마에서 매점을 열고 있다. 유기개발은 롯데역사(기차역내 백화점)내 각종 패스트푸드점과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유원실업과 유기개발이 서미경, 신유미씨의 개인 회사라는 점이다. 유원실업은 서씨가 58%, 신유미씨가 42% 지분을 가지고 있다. 유기개발 역시 서씨가 대주주, 서씨의 오빠인 서진석씨가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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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 매장이라고 쉽게 볼 일이 아니다. '영화관 알짜 장사는 매점'이라는 말이 있다. 확실한 현금 장사에 관객 상당수가 영화를 보면서 팝콘과 음료수를 즐긴다. 롯데시네마의 매점 매출은 연간 300억원 내외다. 영화표를 팔면 수입을 배급사와 나눠야 하지만 매점 수익은 영화 흥행과 상관없이 꾸준하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유기개발의 사업 역시 '목 좋은' 백화점내 매장을 당당히 선점한 '땅 짚고 헤엄치기'다.

롯데 그룹 전체가 나서 매출을 올려주지만 이들은 은둔 기업이다. 공정거래법은 대기업 총수 일가의 친인척이나 특수관계인이 회사 지분을 상당부분(30% 이상) 가지고 있으면서 최다 출자를 하면 반드시 그룹 계열사로 편입토록 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이 정하는 특수관계인은 배우자와 6촌이내 혈족, 4촌이내 인척이다. 서씨는 법상으로 총수일가와는 배우자도 아니고 친인척도 아니다. 더욱이 서씨의 지분이 신유미씨보다 약간 많다. 모든 법망을 피한 '신의 한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에 의해 계열사로 편입시킬 수도 없는 상황이다. 꼼수나 편법은 더더욱 아니다"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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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롯데쇼핑의 사업보고서에 서씨는 기타 특수관계인, 신유미씨는 친인척 특수관계인으로 공시돼 있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총수 일가와 직간접적으로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관계라는 방증이다. 유원실업은 2002년 설립됐고, 유기개발 역시 2000년에 설립됐다. 하지만 그동안 외부에 '쉬쉬'하며 롯데그룹과 거리를 두다 수년전 시민단체의 문제제기로 이 회사의 주주가 서씨와 신유미씨 2명이라는 사실이 세간에 알려져 화제가 됐다. 계열사 등록은 하지 않았지만 긴밀한 공조속에 부만 축적했다. 공정거래법 취지로 보면 부당한 내부거래 흔적이 짙다. 이른바 미필적 고의다.

유원실업과 유기개발에 관한 얘기는 롯데에서는 일종의 금기다. 그 누구도 속시원하게 말하려 않는다. 복잡한 가족사 때문이다. 신격호 회장은 1940년 첫 번째 부인 고 노순화씨와 결혼, 1942년 장녀 영자씨를 낳았다. 이를 모른 채 1941년 일본으로 건너간 신 회장은 1952년 일본인 여성 시게미쓰 하츠코씨와 만나 동주(일본롯데 부사장)-동빈(롯데그룹 회장) 두 아들을 얻는다.

이후 신 회장은 미스롯데 출신인 서미경씨를 만난다. '롯데가 별당마님'으로 불리는 서씨는 1977년 미스롯데로 뽑힌 뒤 연예계에서 활동하다 1980년대 초 자취를 감췄다. 당시 60대였던 신 회장과 사실혼 관계로 사실상 세 번째 부인이 됐다. 1983년 신유미씨가 태어났고, 1988년 신 회장의 호적에 올랐다. 2000년대 들어서야 서미경-신유미 모녀는 대외 활동을 시작했다. 이런 민감한 총수 일가 사생활 문제가 포함됐기에 확실한 계열사 선긋기가 불가능했다.

1990년대 중반 국내 재벌그룹 순위가 요동친 적이 있었다. 위장계열사 정리 때문이었다. 불공정 부당거래와 탈세, 비자금에 동원된 위장계열사가 많았고 개혁 목소리가 높았다. 오얏나무 아래선 갓끈에 손대는 법이 아니다. 롯데그룹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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