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의 마무리 조나단 파펠본이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동료 타자 짐 토미에게 현금 5000달러를 건네줘야 할 처지가 됐다.
ESPN 등 외신은 24일(한국시각) 열린 탬파베이전에서 6-6 동점이던 9회말 대타로 나가 끝내가 홈런을 터뜨린 토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조나단이 5000달러를 줘야한다고 전했다.
사연이 재미있다. 이날 조나단은 6-4로 두 점차 앞선 9회초 승리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조나단은 부진한 투구로 올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 말았다. 1사후 마쓰이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계속된 1사 2루서 호세 로바턴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제프 케핑거와 브룩스 콘라드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가뜩이나 팀은 6월 들어 연패를 거듭하고 있어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다 다이긴 경기를 불을 질러 망쳐놓았으니 파펠본으로서는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었다.
9회말 필라델피아의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 하필 타순이 9번 파펠본부터 시작이 됐다. 필라델피아는 당연히 파펠본을 대신할 타자를 내세웠는데 그게 짐 토미였다. 토미가 배트를 들고 대기 타석으로 나가려는 순간, 파펠본이 그를 불러세웠다. 파펠본은 토미에게 나즈막한 목소리로 "만약 홈런을 치면 5000달러를 주겠다"고 속삭였다. 파펠본은 그 직전 클럽하우스에서 즉석으로 수표를 썼으며 이를 토미에게 건넸다.
돈 때문이었을까. 토미는 탬파베이의 왼손 투수 제이크 맥기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8구째 바깥쪽 높은 97마일 직구를 밀어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개인 통산 609홈런을 치며 역대 홈런 순위에서 공동 7위로 새미 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 토미는 경기가 끝난 뒤 필라델피아인콰이어러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돈을 받지 못했다"면서도 "결코 잊을 수 없는 홈런이었다. 끝내기 홈런은 아주 오랫 동안 머리에 남는다"며 기뻐했다.
조나단 역시 "짐 토미가 친 홈런은 아주 대단했다. 우리 팀에서 나보다 기쁜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며 싱글벙글 웃었다.
무모한 약속을 해도 기분 좋은 결과라면 액수는 문제가 되지 않는 듯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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