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말았다. LG가 24일 잠실 롯데전에서 1대7로 패하며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5할 승률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동안 10번의 위기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지켰던 5할 고지. 김기태 감독은 경기 후 "오히려 홀가분하다"고 말했지만 선수단의 심리적 타격이 클 것은 불보듯 뻔하다. 여기에 팀 사정마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개막 후 최대 위기에 빠진 LG다.
5할은 고사하고, 대재앙 직전 십년감수
LG는 전날 경기에서 결정적 순간 병살타 2개를 치는 등 부진했던 주장 이병규(9번)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포수는 평소 대타로 출전해 마지막 1~2이닝을 지키는 것이 전부이던 윤요섭을 선발로 기용했다. 내야도 파이팅이 좋은 김일경을 투입해 활력을 불어넣고자 했고 정성훈을 지명타자로 돌려 체력을 세이브 시켜주며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4회 선취점을 내주며 끌려가기 시작했고 4회초 호수비를 펼친 박용택이 어지럼증을 호소, 타순에서 빠지게 된 것도 뼈아팠다.
타자들은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용훈에 눌려 1루를 못 밟자 점점 더 초조해질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신인급 선수들은 이용훈이 초구에 카운트를 잡으려 느린 변화구를 던져도 쳐다보기만 했다. 이후 강약조절에 완벽히 당했다.
7회 롯데가 2점을 더 냈을 때는 이미 5할 승률, 팀 승리를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 프로야구 31년 최초로 1군 퍼펙트게임의 재물이 될 뻔했다. 다행히 최고참 최동수가 첫 안타를 8회 1사 후 뽑아냈다. 초구를 치겠다는 노림수를 갖고 들어온 결과였다.
LG 선수들은 이닝 교체 때 파이팅을 외치며 결의를 다졌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문제는 앞으로다
5할 승률, 다시 승수를 쌓아 넘어서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데 있다.
일단 타선 얘기는 뒤로 넘겨두자. 마운드에 비상이 걸렸다. 일단 마무리가 없다. 마무리 봉중근은 22일 롯데전 블론세이브 이후 억누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소화전을 주먹으로 쳐 오른 손등뼈 골절 진단을 받았다. 약 2주간 재활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김기태 감독은 "유원상을 마무리로 쓰겠다"고 했지만 이것도 문제다. 지금까지 완벽한 투구를 펼쳤던 유원상과 이동현에 이상징후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연투가 늘어나며 최근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진 모습. 봉중근이 없어 과부하가 걸린 상황에서 더욱 힘이 들 전망이다.
여기에 유원상까지 연결해줄 수 있는 필승 계투조 투수들이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다. 기존에 있는 이상열과 류택현은 구위의 한계가 있고 23일 1군에 복귀한 임찬규, 신정락은 첫 실전 경기에서 실망스러운 피칭을 했다. 여기에 승승장구하던 주키치가 2경기 연속 패전을 기록하며 자칫하면 선발진에도 구멍이 날 수 있는 상황이다.
젊은 야수들도 시즌 초 경쟁 체제 속에서 힘을 내며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시즌이 이어질수록 공-수 양면에서 경험 부족을 노출하고 있다. 이번 3연전 동안 오지환-최영진의 키스톤 콤비는 실책, 또는 실책성 플레이를 연발했다. 22일 경기 연장 11회말 승부처에서 윤진호가 2사 만루 찬스서 김성배를 상대로 성급하게 방망이를 돌려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장면도 아쉬웠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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