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이형이 빨리 오래요."
휴식의 단꿈에 젖어있던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이 일본행을 택했다. 훈련을 위해서다. 구자철은 일본 고후로 건너가 이미 훈련을 시작 중인 박주영과 함께 런던올림픽을 대비한 몸만들기에 들어간다. 구자철은 25일 김포공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행은 순전히 개인적인 선택이다. 공식적인 스케줄이 아니다. 운동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했다. 조금 더 짜임새 있는 스케줄 아래서 훈련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일본에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본행을 택한 또 다른 이유는 박주영(27·아스널)이다. 박주영은 13일 기자회견 후 일본으로 건너가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 구자철은 카카오톡과 전화로 꾸준히 박주영과 연락을 이어갔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뛰며 인연을 쌓은 두 선수는 일본에서 의기투합하기로 했다. 구자철은 "오면 힘들꺼라고 겁주더라. 고기 맛있다고 오면 많이 사준다고 했다"며 웃었다. 두 선수는 같은 호텔에서 묶으며 함께 훈련한다. 홍명보 감독과는 일본행과 관련해 이렇다할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아마 기사 보고 아시지 않았을까요"라고 했다.
구자철은 지난 3년간 살인적인 스케줄을 보냈다. 각급 대표팀에 차출됐고, K-리그에서도 쉼없이 달렸다. 지난해 1월 독일 이적으로 인한 적응기 때문에 이렇다할 휴식시간을 갖지 못했다. 올여름은 충분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구자철의 에이전트 월스포츠 역시 휴식을 위해 이렇다할 스케줄도 만들지 않았다. 구자철은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평소 원했던 예능프로그램도 출연하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그러나 가슴 한구석에서 불안감이 밀려왔다. 꿈꿨던 올림픽에서 활약을 하려면 빨리 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휴가기간이 끝나지 않았지만 지난 21일부터 개인적 시간을 투자해 훈련을 시작했다.
자기시간까지 포기하며 올림픽에 대한 열의를 보이는 것은 꿈 때문이다. 구자철은 평소 올림픽에 대해 여러차례 강조했다. 이번 여름 아우크스부르크 1년 임대 연장도 올림픽 출전 허가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구자철은 "이른 훈련을 결심한 것은 후회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개인 대회도 아니고 모두가 오랫동안 기다렸던 대회이니만큼 내가 큰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홍정호의 부상으로 공석이 된 주장 자리에 관심이 있지 않냐고 묻자 "주장 욕심은 없다. 궂은 일을 할 각오는 있다"고 했다.
구자철은 30일 한국에 들어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입소할 계획이다.
김포공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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