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우완 오승환(30·226세이브)이 개인 최다 세이브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용수(현 중앙대 감독)가 보유중인 최다 세이브(227개)에 한개차로 근접했다. 조만간 그는 한국 야구사에서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올라서게 된다. 2005년 프로 데뷔 이후 입단 8년 만에 큰 업적을 이루는 셈이다. 그는 이미 2011년 아시아 최다 세이브(47세이브), 최다 경기 연속 세이브(28경기), 세계 최연소 200세이브 달성 등의 금자탑도 쌓았다. 국내 구원왕도 4번(2006~2008년, 2011년) 차지했다. 마무리 투수로서 타고났다는 평가가 쏟아질 만했다.
오승환이 선발로 뛰었다면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
그는 2005년 입단 이후 처음엔 불펜 투수였다. 시즌 도중 권오준으로부터 마무리를 넘겨 받았다. 그후 지금까지 마무리를 해왔다. 따라서 오승환에게 선발은 무척 낯설다. 단국대 시절에도 주로 불펜에서 던졌다.
오승환이 선발에 도전했다면 지금 같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단 오승환은 구종이 단조롭다. 확실한 무기인 '돌직구'가 있다. 구속이 150㎞를 넘고 공의 회전도 다른 선수들 보다 많이 걸려 묵직하다. 팀내에서 오른손 악력이 가장 강하다. 공을 찍어 누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변화구가 마땅치 않다. 슬라이더와 커브를 던질 수 있지만 결정구인 직구를 던지기 위한 보여주는 공일 경우가 많다.
선발 투수에겐 이 처럼 레퍼토리(구종)가 단조롭다는 건 마이너스 요소다. 이효봉 XTM 해설위원은 "오승환은 확실한 변화구가 없어 선발 보다 마무리가 더 잘 어울린다"면서 "선발 보직을 받았다면 새 구종을 개발했을 것이다. 하지만 선발을 했더라도 지금 같이 크게 성공하지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준 SBS ESPN 해설위원은 "오승환이 선발이었다면 지금 처럼은 아니더라도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 보통 정도의 성적을 냈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단조로운 레퍼토리의 한계를 넘었을까
오승환이 2005년 선동열 당시 삼성 감독으로부터 선발 보직을 받았다면 당장 변화구부터 장착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오승환은 직구를 유독 잘 던졌다. 그 다음은 슬라이더, 커브를 뿌렸는데 제구가 신통치 않았다.
그는 마무리로만 살아왔기 때문에 굳이 여러가지 구질이 필요치 않았다. 몇 차례 동계훈련 때마다 다른 변화구를 시도했지만 손에 익지 않았다. 결국 마운드에서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하면 생각나는 건 직구였다.
김정준 위원은 "오승환의 명품 직구만을 갖고 선발로 버티는데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직구라도 타자들에게 선발로 나가 장시간 노출되면 위력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하지만 삼성의 투수 분업화가 잘 돼 있고 오승환의 승부근성을 봤을 때 선발로도 보통의 성적을 거뒀을 수도 있다"고 했다. 김용수 중앙대 감독은 오승환에게 직구 승부로는 한계가 올 수 있기 때문에 변화구를 더욱 갈고 닦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무리 보직에 최적화된 선수
전문가들은 오승환은 마치 마무리를 위해 태어난 선수 같다고 했다. 불펜에서 포수를 앉혀 놓고 전력으로 공을 3~4개만 던지고 마운드에 올라도 정상적인 투구가 된다. 그만큼 몸이 빨리 풀리는 편이다. 언제 등판해야 할지 모르는 마무리에게 더없이 좋은 장점이다. 또 피로 회복 속도가 빨라 연투가 가능하다.
구종인 단순한 것도 마무리엔 장점이 될 수 있다. 괜히 구질이 다양할 경우 속전속결로 끝을 내워야 하는 상황에서 머리만 복잡하다. 오승환은 마운드에서 '강심장'이다. 삼성 포수 진갑용은 "오승환은 다른 투수와는 다르다. 다른 투수들이 타자를 피해다닐때 오승환은 더 강하게 맞붙는다"면서 "2005년 처음 마무리를 했을 때 솔직히 직구와 슬라이더 갖고는 어렵다고 봤는데 계속 성장하고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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