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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의 비애 최형우 "야구 참 어렵다"

by 노주환 기자
27일 대구시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SK의 경기에서 1회를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최형우를 향해 이승엽(왼쪽)이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주고 있다. 최형우는 1회 두 개의 플라이를 아웃으로 처리 했다.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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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홈런왕 최형우(29)는 밑바닥까지 떨어져 봤었다. 삼성에서 방출됐다가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지난해 홈런왕, 타점왕, 장타율 1위를 동시에 차지하면서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등극했다. 하지만 그에게 지금까지 2012년은 잔인했다. 27일까지 타율 2할3푼1리, 34타점, 3홈런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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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가 참 어렵다"

최형우는 모든 걸 초월한 듯 웃었다. 웃음이 나올 것 같지 않은데 웃었다. 그는 "시즌 초반 정말 힘들었다. 나도 부진하고 팀도 잘 안 됐을 때는 부담이 컸다"면서 "이제 팀이 올라왔다. 내가 잘 못하고 있지만 팀이 잘 되고 있어 짐을 덜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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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올해 2군까지 갔다왔다. 지난 5월 타격 부진으로 10일 동안 분위기 전환을 하고 왔다.

2군을 갔다온 후 홈런 3개를 치면서 조금 살아났다. 하지만 타율 3할4푼, 118타점, 30홈런을 쳤던 지난해와 같은 타격감은 아니다. 그는 "올해 야구가 참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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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은 정말 안 되는 건가

최형우의 요즘 타격감은 널띄기를 하는 듯 하다. 하루 좋았다가 이틀 바닥으로 떨어지고 다시 올라오는 롤러코스터와 같다. 타격감이라는 게 한번 올라오면 어느 정도 지속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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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올해 유독 4번 타순에만 가면 죽을 쑤었다. 시즌 초반 4번에 들어갔다가 부진해서 팬들로부터 비난 세례를 받았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비난을 감수하면서 최형우에게 4번 중책을 계속 맡겼다. 한달 이상을 버텼지만 그는 끝내 4번에서 홈런을 치지 못했다.

타순이라는게 참 묘했다. 3번, 4번, 5번, 6번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4번에서 보면 3번과 5번은 앞뒤로 하나 차이다. 6번은 4번 보다 두 계단 뒤다. 최형우는 6번에서 홈런 2개, 3번에서 홈런 1개를 쳤다. 27일 대구 SK전에서 이승엽이 손목 통증으로 결장하면서 최형우가 다시 4번을 쳤다.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는 경기전 "스케일링까지 하고 왔다. 입이 개운하니까 잘 될 것 같다"고 했다.

'노 스텝'으로 변신해볼까

타자에게 한 시즌은 길다. 타격감이 항상 좋을 수는 없다. 그래서 미세하지만 타격폼을 조금씩 바꾼다.

최형우도 최근에 다리를 들지 않는 '노 스텝(No Step)' 자세를 훈련했다. 변화구에 대한 대처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대신 다리를 들지 않으면 그만큼 타구에 힘을 싣기가 어렵다. 타구에 정확도를 높이는 대신 장타력은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류중일 감독은 최형우에게 안 맞더라도 해오던 타격폼을 유지하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했다. 류 감독은 "타자들이 안 맞을 때 계속 조금씩 타격폼을 바꿔 보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최형우는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는 원래 대로 다리를 들고 치다가 볼카운트가 2S으로 몰렸을 때는 '노 스텝'으로 대처했다.

그는 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올해 4번으로 돌아가기가 어렵다. 계속 3번과 6번을 오갈 가능성이 크다.

홈런왕의 자존심은 이미 구겨졌다. 하지만 아직도 시즌이 50% 남았다. 대선배 이승엽(삼성)의 복귀로 인한 부담감도 이제는 없다. 모든 짐을 내려놓았다. 삼성이 상위권으로 올라갔듯이 최형우가 치고 올라갈 때가 됐다. 그는 지난 3년 연속으로 20홈런 이상을 쳤던 거포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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